사일런트 하우스

 

- 얘야
- 아빠, 오셨어요

 

인터넷 카페 들렀다

 

이메일이 몇 개나
있었는지 아니?

 

83개

 

- 와, 인기 많으시네요
- 아주 많지

 

물론, 60개는 광고였지만

 

새라, 네가 이 연장들
바닥에 놔뒀니?

 

그랬을 걸요

 

가방에 담아서
집으로 갖고 들어가거라

 

비에 젖으면 안 돼

 

아, 네 페이스북도 봤어

 

걔가 또 글 남겼더라

 

아빠를 친구로
추가하는 게 아니었는데

 

걔는...

 

- 다시 만나고 싶어해요
- 당연하겠지

 

내가 말했잖아, 공주님
넌 걔한테 과분해

 

여깄었네

 

- 형도 있었군
- 그래

 

문제가 있어

 

나갔다 온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또 뭐야?

 

가서 봐

 

- 꼭 봐야 하냐?
- 그럼

 

어딨나 찾았잖아
시내 갔었니?

 

아닐 줄 알았다

 

- 어딨었어?
- 밖에요

 

정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

 

정원이 있었나?

 

머리가 아팠어요

 

저 소리 전에도
들었었지?

 

정말이에요

 

- 알아
- 지금은 좀 나아졌니?

 

네, 고마워요
피터 삼촌

 

- 뭐가 문제라는 거야?
- 알았어, 이쪽이야

 

그냥 말로 해주면
안 되겠냐?

 

안 돼, 봐야되는 거야

 

힌트는 줄게
이 안이야

 

재밌네

 

어떻게 생각해?

 

저걸 보고 내가
뭘 어떻게 알아?

 

왜, 영감님
망원경이라도 줘?

 

- 안을 보라고
- 알았어

 

꼭 그래야 돼?

 

난 구멍만 뚫었는데
뭐하는...

 

니 아빠한테 감동 받았니?
난 감동 받았다

 

동생아
이런게 구멍이지

 

잘했소

 

- 안 좋은데
- 그러니까

 

- 뭔데요?
- 곰팡이야

 

넌 물러서 있어라
몸에 안 좋아

 

이거 들이마시면 안 돼
병날지도 몰라

 

난 보기만 해도
메스꺼워진다

 

집 전체에 감염됐을지 몰라

 

번식이지 감염이냐

 

그게 그거지

 

막아버리면 아무도
모르지 않겠어요?

 

그렇지
좀전에는 작은 구멍이었는데

 

이제는 커다란 구멍이
생겨버렸어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분명 물이 새는 거니까

 

그거 가져왔...

 

역시 우린 잘 통한다니까

 

그래서 어떡할 거야?

 

왜 나한테 물어?
며칠 있으면 우린 떠날건데

 

그래, 이 부분이
애매하다니까

 

전부 다 나한테
떠넘기려는 거지

 

하지만 형이 같이 있지 않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불평하면 안 되겠지?

 

네가 제일 잘 하는 거잖아

 

알았어
내가 해결할게

 

어떻게 처리했나 나중에 보고
지랄하지만 마

 

니가 똑바로만 하면
내가 그럴 필요가 없지

 

지하실 벽까지
전부 확인했어?

 

여기도 방금 발견한 거야

 

그래, 가자

 

전등 가져와라

 

재미보세요

 

피터 삼촌, 하지 마요

 

너 어렸을 때 좋아했잖아

 

빨리 안 오냐!

 

간다고!

 

잘 지내니, 새라?

 

- 잘 지내요
- 그래?

 

네, 삼촌은요?

 

너 참...

 

벌써 그렇게 컸구나

 

내려 올 거야, 말 거야?

 

배째!
나중에 보자

 

- 새라?
- 네

 

와, 네가 오다니
믿을 수 없어!

 

나 기억 안 나는구나?

 

당황스럽네

 

나 소피아야
옛날에 같이 놀았었잖아

 

아, 그래
맞아

 

잘 지냈어?

 

잘 지내지
더군다나 네가 여기 왔으니

 

안에 왜 그렇게 어두워?

 

전기가 나갔어

 

아빠는 쥐가 전선을
갉아먹은 것 같대

 

들어오라고 하고 싶지만
안이 엉망이라서

 

괜찮아
오래 있을 수도 없어

 

아름답지 않니?

 

여기 와본지 얼마나 됐어?

 

몇 년 됐지

 

그래, 난 가끔 와서
사람들을 보긴 했는데

 

넌 없었어

 

그래, 다른 가족들이
종종 왔었지

 

지난 여름 이후로는
아무도 안 왔어

 

집안으로 자꾸 숨어들어서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들 빼고

 

- 못됐다
- 그래

 

그 사람들이 창문을
거의 다 깨놨어

 

삼촌이 그 사람들 쫓으려고
경찰까지 불렀어

 

여기엔 왜 온 거야?

 

집을 고쳐서 팔 거야

 

안 됐다

 

집 파는 거 말고
넌 어떻게 살고 있어?

 

- 그냥 뭐...
- 학교 다녀?

 

아니, 학교는 나하고
안 맞아

 

아빠 일 도우면서
다른 일자리 생각 중이야

 

그래, 요즘은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어느 것도 제대로
못할 거 같아

 

그렇게 오래전이라는 게
믿어져?

 

우리 옷 차려입고
공주놀이 한 거 기억해?

 

- 우리가?
- 그래

 

세상에

 

진짜 오래전이네
정말이지 가끔씩

 

머리에 구멍이 난 것 같아

 

어딘가에 사진 모아둔 게 있어
찾아봐야겠다

 

그래

 

넌 예전부터
머리카락이 예뻤어

 

여기 얼마나 있을 거야?

 

온지 한 이틀 됐어

 

아빠는 빨리 여길
떠나려고 하셔

 

그래?

 

나중에 만나서 놀까?

 

그래, 좋지

 

전화를 아직 못 놨고

 

핸드폰은 여기선
안 터져

 

괜찮아
내가 들를게

 

그래

 

널 다시 볼 줄은
정말 몰랐어

 

만나서 정말 기뻐

 

나도 그래

 

나중에 봐

 

있잖아, 나 너 기억해

 

어떻게 잊겠어?

 

또 봐

 

일하는 방식에
그렇게 신경이 쓰이면

 

그냥 형 혼자 해
알았어?

 

도와주려는 건데
성질은 드러워가지고

 

- 뭐? 내가 뭘 어쨌는데?
- 새라, 미안하지만 나 간다

 

이런

 

내 차 열쇠 주시겠습니까?

 

어딨는지 알잖아
빨리 내놔

 

징징대는 거 다 하고나면
전기기술자한테 전화 해라

 

기술자가 여기로 와주면
정말 좋겠다

 

드릴로 그 꽉 막힌 머리에
구멍 좀 내줄텐데 말야

 

- 뭐라는 거야?
- 형 사랑한다고

 

니 삼촌은 왜 항상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아빠가 하라는 대로
안 해서 그런거죠

 

바로 그거야
전부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아무 문제도 없지 않겠니?

 

- 도와드릴까요?
- 아냐, 괜찮아

 

알았어요

 

얘, 뭐하고 있니?

 

위층에서 무슨 소리를
들은 거 같아요

 

- 망할 쥐새끼일 거야
- 생각나게 하지 마세요

 

누가 있는 것 같았어요

 

네 삼촌인가보네

 

아니에요
차가 없어요

 

무슨 생각인지 안다

 

내가 위에 가서
살펴봤으면 하는 거지?

 

- 네
- 알았어

 

잠깐, 저도 갈래요

 

세상에

 

놀랬니?

 

네, 놀라고 아파요

 

미안하다

 

뭐에요?
재밌으라고 한 거에요?

 

약간은

 

뭐에요?

 

그냥...

 

아무것도 아냐
보험회사 보낼 사진이야

 

네 삼촌은 왜 이런걸
아무데나 놔두는지 모르겠다

 

어이가 없어

 

미안

 

이 방 정리를 슬슬
시작해야하지 않겠니

 

옷장은 아직
시작도 안 했네

 

거의 다 제 물건이
아니에요

 

그래서 뭐?
여기에 그냥 둘 거야?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우리 짐싸서 나갈 거란 걸
알고는 있는 건지....

 

네, 알고 있어요

 

이 상자는 그냥
비어있네

 

네 사촌들은 안 도와주니

 

너 원하는 건 놔두고
전부 내다 버려

 

알았어요

 

그래도 여기는 비었네

 

그 소리는 어떡해요?

 

여긴 낡은 집이야
낡은 집에선 소리가 나

 

분명 별거 아닐 거야

 

그래도 내가 계속
돌아볼게, 알겠지?

 

고마워요

 

이제 앉아서 물건들 살펴보고
골라서 버리도록 해

 

내가 다시 올라왔을 땐
쓰레기 봉지가 차있길 바란다

 

- 알았지?
- 알았어요

 

그래, 금방 올게

 

아빠?

 

응?

 

뭐 있어요?

 

아무일도 없어

 

넌 뭐하고 있니?
짐 싸고 있어?

 

네, 버릴거 고르고 있어요

 

그래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이구나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제발

 

세상에, 아빠
무슨 일을 당한 거에요?

 

아빠

 

아빠, 정신 차려요

 

이럴 수가

 

정신 차려요
일어나요!

 

세상에, 살아계시군요

 

괜찮을 거에요

 

괜찮을 거에요

 

세상에

 

열쇠 어딨지?

 

괜찮을 거에요

 

다시 올게요

 

아빠, 조금만 참아요
제가 가서 도움 청할게요

 

새라, 여기서 뭐하는 거니?
왜 집에 안 있고?

 

- 삼촌!
- 새라

 

괜찮아
무슨 일이야?

 

- 새라, 무슨 일인지 말해봐
- 아빠가 당했어요

 

누구한테...
온통 피가 묻었네

 

- 무슨 일이야, 새라?
- 그놈들이 아빠를 죽였어요!

 

새라, 누가 아빠를 해쳐?

 

집에 누가 있어?
누구?

 

저기에 여자애가 있었어요

 

여자애? 아무도 없어

 

새라, 무슨 일인지
말을 해야 내가 도와주지

 

무슨 일이야?
아빠는 어디 있어?

 

아빠는 위층 방에 있어요

 

- 집에 있는 거야?
- 네

 

알았다

 

- 어디가는 거에요?
- 네 아빠 데리러

 

미쳤어요?

 

피터 삼촌
가서 도움을 청해야 해요!

 

네 아빠가 다쳤으면
당장 우리가 도와줘야해

 

시내로 갔다올 시간이 없어

 

안 돼요! 제발요!

 

집안에 몇 명이나 있어?

 

- 몰라요!
- 대충 말해봐, 하나, 둘, 셋?

 

어떤 상황인지
얘기 해줘

 

- 어떤 남자가 있었어요
- 집에?

 

그리고 길에 어떤 여자애가
있었다고요!

 

- 빌어먹을 불법침입자놈들
- 제발 멈춰요!

 

괜찮아, 새라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하게 할 거야

 

- 여기 있기 싫어요!
- 새라, 제발 진정해라

 

손목에서 피가 나네

 

손목부터 손보자
여기 뭐가 있을 거야

 

미안, 아픈 거 알아

 

자, 꽉 누르고 있어

 

새라, 아무일 없을 거야
알겠지?

 

어디 가는 거에요?

 

네 아빠 데려와야지
차에 있어

 

- 뭐하는 거에요?
- 총 꺼내는 거야

 

- 나 혼자두고 가지 마요!
- 금방 올게!

 

- 차에 있어, 새라
- 싫어요!

 

안 돼요!

 

차에 있어
문 잠가, 빨리!

 

뒷문 열림

 

피터 삼촌!

 

삼촌!

 

이런, 새라!

 

왜 여기 있어?
차에 있으랬잖아!

 

- 뒷문을 안 잠갔잖아요!
- 아냐, 잠갔어

 

누가 차에 들어왔다고요!

 

뭐?

 

열면 안 돼요
못 들어오게 잠갔어요

 

안 돼요!

 

- 내 열쇠 갖고 있니?
- 네, 안 줄 거에요

 

- 열쇠 줘, 새라!
- 안 줄 거에요!

 

제발 그러지 마요

 

밖으로 나가기 싫어요

 

아까는 미안했어
몰랐다

 

괜찮니? 정말?

 

네

 

정확히 어디에서 아빠를
마지막으로 봤니??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어

 

대충 살펴봤어
이거 들어라

 

- 손목은 어때?
- 괜찮아요

 

그래, 이제 같이 다니자

 

- 지하실로 들어오면 어쩌죠?
- 걱정하지마

 

네 아빠 데리고
여기서 나갈 거야

 

내 뒤로 붙어
간다

 

형?

 

형?

 

형?

 

그 방 아니에요

 

어디지?

 

저 안에 있었어요

 

그래

 

다시 살펴보자

 

바로 여기 있었어요

 

세상에

 

새라, 아까 봤을 때
아빠 상태가 어땠니?

 

일어나서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어?

 

모르겠어요

 

그래, 어쩌면...

 

정신을 차린 건지도 몰라

 

삼촌?

 

여기야

 

이 층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그래

 

이런

 

왜요? 뭐에요?

 

그냥...

 

쓰레기야

 

쓰레기 내놔야겠다

 

위층도 살펴봤어요?

 

대충

 

다시 가서 보자

 

잠깐만요, 같이 가요

 

손 이리줘

 

괜찮아

 

괜찮아

 

왜요?

 

저거 전에는
안 켜져있었어

 

그놈들이 아빠를
데려갔어요

 

미안하다, 새라
전부 살펴봤어

 

피터 삼촌

 

삼촌

 

삼촌

 

좋아, 그렇지

 

바로 그거야

 

잘 했어, 괜찮아

 

그래
우린 그냥 게임하고 있는 거야

 

좋아

 

부끄러워하지 마

 

나쁘지 않았지? 그렇지?

 

이제 간식 먹을까?

 

거깄었네

 

소피아, 네가 왜...

 

우리 만나기로 했었잖아?

 

이거 찾아?

 

이거 문 열쇠 아니잖아

 

거긴 나가는 길이 아냐

 

아빠?

 

아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제일 좋아하는 술 줄까요?

 

싫어요?
필요할 텐데

 

넌 누구야?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야?

 

넌 기억력에
문제가 있어, 새라

 

머리에 구멍이 있잖아

 

열쇠 갖고 있잖아

 

내가...

 

아냐

 

-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 아냐

 

우릴 내버려둬!

 

자학하지마, 새라

 

새라, 제발...

 

조용히 해야지
엄마 깨겠다

 

엄마 깨면,
내가 벌 줄 거야

 

이제 나와 놀아볼래?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그냥 놀이잖아
애처럼 굴지 마

 

하지마

 

제발 그러지 마요!

 

아빠, 아파요

 

아파요

 

아빠는 널 절대
해치지 않아

 

거짓말!

 

당신이 나한테 한 짓을 봐!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

 

얘야, 넌 환상을 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본단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만들어내고 있어

 

하지만 해결할 수 있어

 

아빠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알겠지?

 

날 풀어주면 아빠가 도와줄게

 

얘야

 

얘야

 

괜찮아

 

자, 어서
그렇지

 

진정해

 

세상에, 고맙다

 

자, 그걸 아빠한테 줘

 

그렇지

 

됐다

 

얘야, 괜찮아

 

괜찮아

 

너 괜찮지?

 

안 돼요, 아빠!

 

- 네가 이렇게 만들었어, 새라
- 싫어요!

 

형

 

그러지 마

 

그러지 말라고?

 

닥쳐

 

입 다물고 구경이나 해

 

예전에도 그랬듯이 말야

 

- 그렇지, 새라?
- 그 앨 놔줘

 

지금 농담하냐?

 

병신 같은 놈

 

죽은척 하고 있다가
날 공격해?

 

이건 우리끼리의
특별한 비밀이 될 거야

 

세상에

 

세상에, 새라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정말 옛날 일이야

 

그만뒀어야 했는데
형을 말렸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