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l.the.Judge.1994

달이 정말 예쁘네

 

예쁜 보름달이 떴을 때
소원을 빌면

 

다 이루어진단다

 

- 정말요?
- 응

 

달님, 제가 어른이 되면
관리가 되게 해주세요

 

청렴한 관리가 되어
탐관과 악인을 잡고 싶습니다

 

공정염명

 

구품지마관

 

그만, 그만하시오

 

그렇게 세게 두드리면
현판이 무너져요

 

북도, 현판도, 관아도
다 썩었어

 

썩은 관리 나오라고 해라

 

무엄하다!
감히 포 대인을 모욕하다니!

 

구품밖에 안 되는 관리한테

 

이 방당경이
그런 말도 못하나?

 

방당경!

 

방당경? 광동 지역
송사의 달인 그 방당경?

 

여기 고소장이 있다

 

임 지주를 대신해
황노추의 아내를 고발한다

 

황노추의 아내는
집세를 받으러 온

 

임 지주에 반해
겁탈하려 했다

 

- 억울합니다
- 억울합니다

 

임 지주가 제 아내를
범하려 한 겁니다

 

- 대인은?
- 본가에 가셨습니다

 

장군이요

 

어림없지

 

다시 장군이요

 

길이 쫙 뚫렸네
내가 끝을 내주마

 

네가 졌다

 

얘야, 관리가 됐다고
잘난 척하면 못 쓴다

 

제가 아버지보단 한참 아래죠

 

얘야, 내가 했던 말이
기억나느냐?

 

관리는 청렴하기가
맑은 물 같아야 한다

 

제가 듣기로
예전에 아버지는...

 

그래, 난 탐관이었지

 

뇌물을 주지 않는 사람은
가차 없이 목을 베었단다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질러서

 

12명의 자식을 잃지 않았느냐

 

매년 한 명씩
저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지

 

다른 방도가 없어서
고향으로 돌아와

 

전 재산을 내놓고
좋은 일에 사용했단다

 

그래서 널
살릴 수 있었던 거지

 

봐라, 널 위해서
글자를 썼단다

 

청렴할 '렴'자란다

 

제 눈에는
다할 '궁'자로 보이는데요

 

삼촌! 삼촌!

 

큰일 났습니다

 

- 삼촌, 할아버지
- 무슨 일이지?

 

자, 탕 가져왔다
마셔보려무나

 

아홉째야, 어서 마시렴
아주 맛있단다

 

저 열셋째예요

 

내가 왜 그렇게 많이 낳았지?

 

넌 누굴 찾아왔느냐?

 

당신 영감이잖소

 

넌 누구냐?

 

할머니 손자예요

 

계집애가 많이도 컸구나

 

영감, 식기 전에 어서 마셔요

 

열셋째라니까요

 

삼촌, 돈을 벌 기회예요

 

방당경이 설치게 두고

 

우린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면 됩니다

 

아주 좋은 기회구나

 

바로 이런 걸 노리고
거액을 주고 관직을 샀지

 

이 나쁜 녀석아

 

탐관이 되어선
안 된다 했지 않느냐

 

왜 말을 안 들어?

 

방당경이 광동 지역
제일의 송사꾼이야

 

네가 무슨 수로
상대하겠다는 거냐? 꿈 깨라

 

알았어요, 아버지

 

가자

 

얘야!

 

이거 가지고 가야지!

 

저는 필요 없어요

 

꿇지 못할까?

 

저는 과거에 응시한 몸이라

 

꿇을 필요가 없습니다

 

건방진 녀석 같으니

 

넌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지

 

- 합격하면 상관이 될 수 있어요
- 그건 나중 얘기야

 

진작부터 훈계하고 싶었다

 

감사드립니다

 

포 대인의 어머님께선
중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오는 남자는 막지 않으셨죠

 

포 대인의 양부 모시는 능력을
진작부터 배우고 싶었답니다

 

과찬이군, 우리 어머니께서
성격이 워낙 좋으시긴 하지

 

대인 어머님을 기녀라고
욕하는 겁니다

 

우리 어머니가 기녀라고?

 

포 대인께서도 제가 약자에만
강하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난 그저 자네의
사람 됨됨이를 말한 거야

 

저도 대인 모친께서 교우 관계가
좋다는 걸 말한 겁니다

 

난 이제 양부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건 제가 알 수 없죠

 

황노추의 아내가 임 지주를
겁탈하려 했다는 건 확실합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저 사람을 겁탈하려 했다고?

 

억울합니다

 

임 지주가 집세를 걷으러 왔다가
제 아내를 희롱했습니다

 

제가 집에 돌아왔을 때
제 아내의 손을 잡고

 

탁자에 눕혀
범하려 했습니다

 

전 급한 마음에 몽둥이로
임 지주를 내리쳤고

 

그의 하인이 뛰어들어와
절 잡은 겁니다

 

임지령, 남의 아내 손을 잡다니
네가 겁탈하려 한 것이잖아

 

포 대인, 오늘 정말
위엄과 기품이 넘치십니다

 

그래?

 

안색도 좋으시네요

 

원래부터 그랬는데

 

- 손바닥이 붉으신가요?
- 자네가 봐 주게

 

왜 그러나?

 

손을 잡았다고 겁탈한 것이면
제가 대인을 겁탈한 건가요?

 

잘 들으시오

 

황노추 부부가 집세를 내지 않아
임 지주가 집을 비우라 했고

 

황노추 부부는 겁탈로 꾸며
임 지주를 협박하려 한 겁니다

 

명철한 판결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포 대인

 

임 지주의 아버님께서
제 아버지에게 세를 놓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임 지주 부친을 구해주어

 

연 30냥으로 세를 줬기 때문에

 

꼬박꼬박 잘 냈습니다

 

계약서가 있으면 보여 주거라

 

있습니다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잖아

 

그럼 큰 것도 있습니다

 

- 어떤 거로 보시겠습니까?
- 큰 거로

 

그렇죠

 

사람은 누구나
큰 걸 좋아하죠

 

여기 있으니
큰소리로 읽어주십시오

 

'나, 임대복은
대수가에 위치한 집을'

 

'은인 황 씨 일가에게
임대한다'

 

'임대료는 연간 은화 30냥으로
거두지 못한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지 않는다'

 

된 거잖아
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잘 내고 있었는데
왜 집을 비우라는 거지?

 

30냥씩 다 냈습니다

 

30냥이라니요?
30만 냥입니다

 

무슨 말인가?

 

글공부를 안 하셨습니까?

 

창피한 일은 아니죠

 

제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다시 읽어보십시오

 

'나, 임대복은
대수가에 위치한 집을'

 

'은인 황 씨 일가에게
임대한다'

 

'임대료가 체납되면
은화 30만 냥을 거두어야'

 

'임대가 유지된다'

 

'후대에도 이를 준수하라'

 

이제 판결을 내려주시죠

 

뇌물을 받으려고
판결을 안 하시는 건가요?

 

그럼 이 3천 냥은...

 

포 대인 몫이 아닙니다

 

포 대인께는 이 정도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 받으시죠
- 한 냥?

 

싫으십니까?

 

어서 판결을 내리십시오

 

어서요!

 

잠깐만

 

판결을 내리겠다

 

황노추는 집세를 체납했으니
바로 집을 비워

 

임지령에게 돌려주어라

 

황노추 아내의
임지령 겁탈 사건은...

 

미수에 그쳤으니 넘어가겠소

 

역시 도량이 남다르십니다

 

- 별말씀을요
- 불공정합니다

 

포 대인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나 지으시죠

 

관리를 하시려고요?

 

창피나 당하지 마십시오

 

척가 네 가마가
신부를 맞이하러 왔어

 

폐병 환자한테
시집가는 사람도 다 있네

 

포룡성도 관리를 하는 판국에
안 될 일이 뭐가 있겠나?

 

- 맞는 말이야
- 그래

 

- 삼촌, 어디 가십니까?
- 산책하려고

 

안 됩니다, 저길 보십시오

 

명심하라

 

즉각 관직에서 물러나라

 

재물에 눈이 멀어 오판한 건가?

 

어떤 놈 짓이지?

 

- 여화, 살펴보고 와라
- 네

 

포 대인 나가신다!

 

나쁜 놈!

 

상황이 안 좋습니다

 

이럴 수가, 뒷문으로 가자

 

삼촌, 아무도 없어요
안전합니다, 나오세요

 

- 엄청 깊네
- 큰일 날 뻔했어요

 

환영한다, 나쁜 놈

 

- 정말 독하네
- 변장을 좀 해야겠어

 

신선한 채소입니다
골라보세요

 

보세요, 싱싱합니다

 

이제 괜찮군
아무도 날 못 알아보나 봐

 

포 대인

 

맛있는 취두부 포 대인!
취두부 포룡성입니다

 

- 두 개 주세요
- 네

 

이봐요, 취두부랑 포룡성이
무슨 관련이 있소?

 

포룡성 그 탐관은
취두부보다 더 지독해요

 

이런...

 

지독한 포룡성입니다

 

오늘은 10명의 대장부가
포룡성을 겁탈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럴 수가

 

내가 저 정도로
사람들에게 비호감인 건가?

 

네 생각을 솔직히 말해 봐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토할 것 같긴 하죠

 

너무 솔직한 것도
안 좋은 거야, 알았어?

 

포룡성이 흙탕물에 빠져
장정들에게 두들겨 맞고

 

똥물까지 먹었는데
먹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내가 너희들하고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래?

 

어쨌든 난 관리야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이런 식으로 모욕해?

 

모두 날 싫어하진 않겠지
날 좋아하는 사람 손 들어!

 

어서 가자

 

손들기 싫으면 말지
전부 도망갈 필요까진 없잖아

 

- 다들 어디 간 거야?
- 토하러요

 

꺼져라, 나쁜 놈!

 

- 정말 다들 날 싫어하나 봐
- 그렇다니까요

 

낭패로군, 돈도 못 벌고
사람들의 미움까지 사다니

 

다음 세대를 잘 가르쳐야지

 

아이는 미래의 주인공이니
애들이 날 좋아하면 희망이 있어

 

꼬마야, 아주 귀엽구나

 

애한테서 이렇게 많은 침이
나올 줄 몰랐어

 

폐병 환자에게
시집가는 여자가 다 있네요

 

그러게

 

굉장한데요

 

감히 내 구역에서
설치고 다니다니

 

경성 제일 포두 뇌표가
사십 대도를 잡으러 왔다

 

날 막으면 죽음뿐이다!

 

어서 가자

 

비켜라

 

신부가 왔나 보네

 

가마가 왜 저렇게 됐지?

 

어서 신부를 맞이하거라

 

정말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네

 

첫날밤에 남자가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구나

 

그럼 삼촌이 차지하려고요?

 

네 입으로 한 말이야

 

포 대인

 

- 포 대인
- 헛소리하면 고소하겠소

 

부정하지 마십시오
포 대인의 체취가 느껴집니다

 

이렇게 몸소 왕림해주시다니
우리 가문의 영광입니다

 

삼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네요
하늘이 도왔습니다

 

정말 날 좋아하는 거요?

 

포 대인 같은 탐관이 없으면
저희 같은 사람은 장사 못 하죠

 

그건 맞는 말이지

 

포 대인, 제 얼굴을 봐서
축하주 좀 들고 가시지요

 

- 좋소, 들어갑시다
- 돈도 챙겨주시오

 

그럼요, 들어가십시오

 

모두 환하게 웃으십시오
곧 끝납니다

 

빨리하시오

 

기침이 아주 심하구려

 

괜찮습니다

 

그러다 폐까지 튀어나오겠소

 

괜찮습니다

 

뭐야?

 

이게 뭐요?

 

당신 거요?

 

시원하다

 

됐습니다, 이제 쉬십시오

 

삼촌, 남의 여자이니
괜한 생각 마십시오

 

신랑이 중간에 죽을 뻔했어
기침하다 간까지 나왔다니까

 

정말 간이에요?

 

직접 먹어 봐

 

며느리 맞이한 걸 축하하네

 

전 계모일 뿐인데
어디 기뻐할 자격이 있나요?

 

아, 참

 

화엄경 사본을 소장하고 있단
소문을 들었는데

 

좀 볼 수 있을까?

 

들어가 있어요

 

다 됐어요

 

포악무도한 놈들
어디 도망가 보시지

 

검만 믿고 설치다니
자신 있으면 검을 버려라

 

좋다

 

덤벼!

 

힘센 손을 믿고 설치다니
자신 있으면 손을 쓰지 마라

 

알았다

 

공격해

 

강한 다리를 믿고 설치다니
자신 있으면 발도 쓰지 마라

 

좋다

 

소리통 한번 엄청 크네

 

사람이 죽었어
어서 관에 알려라

 

내가 관리다

 

그럼 난 뭐야?

 

난 천하제일 포두로

 

경성 육선문의 제일 고수
일명 표범 머리, 뇌표다

 

7일 밤낮으로
저 강도 떼를 쫓아다녔는데

 

이 집이 바로 은신처였구나

 

뇌 대인
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정말로 몰랐느냐?

 

오늘은 제 아들 녀석의
혼삿날이라

 

- 저들이 있는 것도 몰랐습니다
- 정말이냐?

 

뇌 대인, 아무리 간이 부었어도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포 대인, 어디 계십니까?
말씀 좀 해 주십시오

 

- 포 대인
- 포 대인

 

이건 너무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조용히 생각하기 좋은걸

 

화가 많이 난 상태이니
일단 여기 있자

 

저러다 실수하면
기세가 한풀 꺾일 테니

 

그때 나가서 혼쭐을 내주고
수습하면 된다

 

뭡니까?

 

고기 먹는 방법을 연구 중인데
그걸 엿듣는 거요?

 

나와!

 

네가 이곳 관리라고?

 

맞소

 

저들과 결탁하여
강도 떼를 비호하고

 

반역을 꾀했겠다!

 

삼촌보다
더 누명을 잘 씌우네요

 

우리 둘 다 관리이지 않소

 

돈을 좀 받아서
나눠 가집시다

 

전부 원한다

 

알겠소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소

 

사실 난 염탐하러
이 자리에 온 거다

 

당신들이 암거래나 탈세, 방화를
저질렀는지 알아보려고 말이지

 

하늘이 도와 뇌 대인과 함께
척가의 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

 

네가 살인 방화의 주범이렷다
체포해라

 

- 체포해라
- 아닙니다

 

포 대인, 우리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억울합니다

 

포 대인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 그렇게 합시다
- 감사합니다

 

두 시간 안으로
5만 냥을 보낸다 합니다

 

관아로 낭자 2명을 불러 놉시다

 

2명으로 되겠나?

 

난 20명을 원한다

 

공정염명

 

낭자들이 왔는지 보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낭자들이 왔습니다

 

전부 도착했구나

 

어서 뇌 대인의 시중을 들어라
잘 모셔야 한다

 

네, 포 대인

 

남성미 넘치네요

 

나쁜 자식, 감히 날 건드리다니
어리석은 놈

 

어딜 가려고?

 

못된 포 대인이
구덩이에 빠졌다

 

나쁜 놈, 죽어라...
죽어, 죽어!

 

- 아주 지독한 녀석이야
- 따끔한 맛 보여줄까?

 

- 패버려요
- 맞아요

 

쌤통이다

 

- 재미있는 구경거리 생겼어
- 누가 아니래

 

뭐야? 재미있어?

 

거기다 쥐를 넣으면 어떡해?

 

걱정 마십시오
뱀을 넣어 쥐를 잡게 하겠습니다

 

천하제일 포두라더니
나한테 보기 좋게 당했어

 

하늘이 도운 거죠

 

포 대인, 포 대인

 

아니야
나 포 대인 아니야

 

포 대인

 

저희 모두 포 대인께서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뇌표를 제압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포 대인께 박수를
올려드립시다

 

훌륭하십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앞에서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수준 있게 말씀하십시오

 

국수 좀 먹을 수 있겠나?

 

포 대인과 함께 먹으려고
돼지고기를 남겨 놓았습니다

 

가시죠

 

사람이 많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별말씀을
내가 선물 준 셈 치시오

 

- 감사합니다
- 감사드립니다

 

또 너로구나?
침 뱉으면 혼날 줄 알아

 

이거 받으세요

 

아내한테 잘해
안 그러면 잡아갈 테니까

 

- 그럴게요
- 건강도 잘 챙기게

 

몸보신도 하고
이제 합방하러 가게

 

그래, 어서 들어가거라

 

이 혼인 무효예요

 

- 무슨 말인지...
- 포 대인께 시집갈래요

 

포 대인

 

소련

 

그래, 소련
이리 와, 소련

 

뭐 하세요?

 

가자

 

배고프면 잠이 쏟아지고

 

배부르면 변소에 가야지

 

사람 살려!

 

- 뭐 하는 거죠?
- 공격해!

 

내가 가겠다

 

너희가 해

 

삼촌, 괜찮아요?

 

감히 날 때리다니

 

척가 일가족이 몰살당했어요
다 죽었어요

 

건드리지 마라

 

공정염명

 

건방진 놈
여기가 어디라고 설치느냐

 

물어, 세게 물어
누가 겁먹을 줄 알고?

 

삼촌, 아프네요
그만하게 해 주세요

 

그렇게 해

 

무엄한 녀석, 네 죄를 알렸...

 

난 아무것도 모른다

 

네 죄를 인정...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 썩을 놈! 곤장을 쳐라!
- 쳐라!

 

날 치려고?

 

일개 구품 관리가
날 때리겠다고?

 

이 몸은 수사제독
상곤 대인의 아들 상위다

 

수사제독이 얼마나 높은데?

 

포 대인보다 20급 정도요

 

상 공자, 식사는 했소?

 

차라도 한잔하시겠소?

 

난 공정한 관리야

 

나쁜 놈! 천자가 죄를 지어도
백정과 똑같이 벌을 받는다

 

- 백성입니다
- 다 똑같아

 

황제 아들이라고 다를쏘냐?

 

척 부인, 저자가
가족들을 살해했소?

 

네, 포 대인

 

상위가 척가의 13명을
모조리 죽였습니다

 

이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 보시오

 

포 대인

 

상위는 시어머니의 친척으로

 

집에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사건 당일 밤
서방님의 병세가 악화되어

 

불당에서 절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수건으로
제 얼굴을 덮쳤죠

 

아주 강한 약 냄새가 났고

 

전 바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난 후

 

상위가 제 몸을 더럽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짐승 같은 놈, 여봐라!
곤장 12,738대를 쳐라

 

아니다, 내가 직접 하겠다

 

진정하시고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계속 얘기하시오

 

그날 밤...

 

넌 사람도 아니야
이 짐승 같은 놈

 

그만해!

 

아까는 기절했으니

 

이제는 제정신으로 해볼까?

 

가까이 오지 마

 

이 망할 놈!

 

날 배신하고
저 계집이랑 놀아나다니

 

닥쳐!

 

이거 놔

 

소리 질러 봐!

 

부인, 부인

 

이 나쁜 놈아
감히 내 아내를 해쳐?

 

관아에 고발하겠다

 

아버님!

 

- 이거 놔
- 꺼져!

 

용서할 수 없어
죽여 버리겠다

 

- 진정하십시오
- 죽여 버리겠다

 

일단 얘기를 들어보자고요

 

야경꾼, 상황을 설명해 봐라

 

둘러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척가 네 화원에서
개가 심하게 짖어대서

 

들어가 봤더니
사방이 시체였습니다

 

바로 저 귀신같은 놈이...

 

그래서?

 

상위와 내복이 싸우는 걸
지켜보다가

 

발차기에 맞고
기절했습니다

 

- 내복을 들라 해라
- 네, 포 대인

 

상위가 척가의 식솔
13명을 살해한 것이냐?

 

네, 맞습니다

 

저도 죽이려 했어요

 

내가 막아줄 테니
걱정 마라

 

포 대인,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세요

 

막아주신다면서요

 

그나마 내가 여기 있으니
상위가 널 죽이지 않은 거야

 

감사합니다, 포 대인

 

이제 어떡하지?

 

하옥시키고 사체를 감식한 후
처형하십시오

 

하옥시켜라, 사체를 감식한 후
바로 처형하겠다

 

날 처형하겠다고?
무섭지 않다!

 

가자

 

- 무섭지 않아!
- 닥쳐라

 

척 부인, 걱정 마시오
슬픔을 거둬요

 

내가 척가 식솔 13명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소

 

뭐가 이렇게 눈이 부셔?

 

은화에서 나오는 빛입니다

 

- 당신이로군
- 법정에서는 적이지만

 

오늘 밤은 저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어떻게 말인가?

 

배움을 부지런히 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지만

 

포 대인께서
인정을 베풀어주시면

 

배움 없이도
황금집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주 좋은 거래네요

 

무슨 뜻이지?

 

상위 공자가 수사제독의
아들인 건 대인도 알고 있겠죠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수사제독이 이 공공의
양아들이라는 사실을요

 

누구라고?

 

이연영, 이 공공이요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는
이연영 공공 말입니다

 

이 은화는 상곤 대인께서
포 대인께 인사차 드리는 겁니다

 

어쩌자는 거지?

 

제독 대인의 모친께서 97세로

 

상위 공자를 많이 아끼십니다

 

공자에게 일이 생긴 걸 아시고
아주 슬피 우셨습니다

 

상 대인께서는 모친과 손자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 하십니다

 

포 대인께서 모른 척해주시면

 

내일 아침에 잠깐
모시고 오겠습니다

 

그 정도는
해주실 수 있잖습니까

 

뇌물을 먹이겠다는 건가?

 

포 대인께서 원하시는 게
그거 아닙니까?

 

난 이미 깨끗하기가
맑은 물과 같은

 

청렴결백한 관리가 되었네
모르고 있었나?

 

물론 알고 있지만
어르신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어르신의 소원을
모른 척할 순 없고...

 

모든 일에 효가 최우선이지

 

몹시 피곤하구나

 

- 유위, 손님을 배웅해라
- 네

 

잠깐!

 

내가 일어났을 때는
상위가 그대로 있어야 하네

 

그럼요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가게

 

이쪽으로요

 

90세가 넘은 어르신이
손자를 만나는데 별일 없겠지

 

내보내 줘, 나가게 해 줘!

 

내보내 달라고!

 

우리 아버지는 수사제독이고
양 할아버지는 이 공공이다!

 

너희 집안을 몰살하겠다

 

가능하면 빨리 끝내주십시오

 

고생했네

 

감사합니다

 

- 넌 누구냐?
- 할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할머니?

 

아버지, 아버지

 

죽고 싶으냐?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알아?

 

절 데리고 나가 주십시오

 

어디로 가려고?

 

널 데리고 나가면
조정에서 내게 죄를 물을 것이다

 

이런 차림으로 온 것도
엄청난 모험을 한 것이야

 

들키기라도 하면
관직이 날아갈 거다

 

그럼 어떡해요?
무섭습니다

 

걱정 마라

 

송사의 달인 방당경에게
이 사건을 맡겼다

 

상위 공자

 

그날 어떤 일을 했는지
상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나도 빼놓으면 안 됩니다

 

방 선생, 이길 수 있겠소?

 

아직 삼경이니
남은 시간 동안 손을 쓰면 됩니다

 

어떻게요?

 

백을 흑으로
원고를 피고로 만들어야죠

 

내일 상위 공자께서
답하실 때...

 

개정!

 

정숙!

 

유위, 유위, 유위!

 

무슨 일이십니까?

 

왜 벌써부터 시끄러운 거야?

 

진 대인께서 돌아오셨습니다

 

- 진 대인이 오셨어?
- 네

 

삼촌은 잠시
관아를 맡은 거잖아요

 

병이 완치됐으니
돌아오신 거죠

 

깊이 잠드셔서
깨우지 않았어요

 

삼촌! 삼촌!

 

포 대인

 

진 대인
제가 맡았던 사건이니...

 

이 사건은 내가 맡을 것이다

 

- 옆으로 물러나라
- 네

 

삼촌, 앉으세요

 

치워

 

척 부인, 그대는 상위가
13명을 죽였다 했는데

 

그걸 본 사람이 있소?

 

검시관을 들라 해라

 

진 대인, 사망자 13명과 개까지
모두 얼굴이 까맣게 변해있었고

 

은침까지 검게 변했으니
독에 당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현장에서 발견한
통속의 물을 검사했는데

 

비상이 검출됐습니다

 

건방진 계집! 네 식솔들은
중독되어 사망한 것인데

 

상위가 죽였다고 하다니
어째서 누명을 씌운 것이냐?

 

억울합니다!

 

상위가 하인 내복을 죽이려는 걸
본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본 것이지?

 

저도 봤고
야경꾼도 봤습니다

 

야경꾼? 야경꾼을 들라 해라

 

진 대인, 상위 공자가 내복을
쫓는 건 못 봤습니다

 

그날 척가 네 화원에 들어갔을 때
내복이 상위 공자를 쫓고 있었죠

 

정신이 나간 것 같았습니다

 

전 내복의 발에 맞아 기절해서
뒷일은 모릅니다

 

어제와 말이 다르잖아

 

어제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횡설수설한 겁니다

 

- 잘 생각해서 똑바로 이야기해
- 시끄럽다!

 

회춘당 주인장을 대령해라

 

맞습니다, 진 대인

 

어제 오시에, 저 여인이
저희 약방에 왔었습니다

 

집에 쥐가 많다며
비상 반 근을 사 갔습니다

 

아닙니다, 진 대인

 

전 비상을 사지 않았습니다

 

서방님의 기침약만 샀습니다

 

북 치는 자가 누구냐?

 

진 대인, 방당경이
고소장을 올립니다

 

누구를 고소하는 건가?

 

상위 공자 유혹에 실패하자
상위 공자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척 부인을 고소합니다

 

뇌물을 받고 상위 공자에게
누명을 씌운 포룡성도요!

 

진 대인, 포룡성이 척 부인에게
은화 3만 냥을 받았답니다

 

현재 후당에 가면
있을 겁니다

 

정말인가?

 

여봐라, 후당에 가 보거라

 

네

 

가서 정리 좀 하겠습니다

 

서라!

 

진 대인, 후당에 은화가
많이 있습니다

 

포룡성, 일단 정직 처리하고

 

진상이 밝혀지면
최종 처리하겠다

 

은화는 척 부인이 아니라
방당경이 준 겁니다

 

무엄하다
감히 모함을 하다니

 

계속 떠들면
곤장 30대를 치겠다

 

난...

 

그만하십시오

 

포룡성, 이번에는
나도 도와줄 수가 없겠소

 

척가 일가족 독살 혐의로
척 부인을 고발합니다

 

진 대인, 억울합니다

 

범인은 상위입니다
억울합니다

 

신성한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여봐라, 입을 쳐라

 

억울합니다!

 

어째서 원고가 피고가 되고
피고가 원고가 된 겁니까?

 

넌 정직됐으니 떠들면
가만 안 두겠다

 

여봐라, 상위를 들라 해라

 

상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대로 고해라

 

소인은 요 씨의 사촌 오빠로

 

그날 밤, 척 부인과 내복이
사통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척 부인은 사실을
덮어 달라 사정하며

 

저한테 의논할 일이
있다고 했죠

 

따라가 보니 척 부인이
탕을 한가득 끓여놨는데

 

식구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도 그 탕을
먹이려고 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 끌고 가라
- 거짓말입니다

 

억울합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수상해서 마시지 않고
주변을 살펴봤더니

 

시체가 여기저기에
널려있었습니다

 

내복이 뛰어들어와
절 죽이려 했고 개까지 풀었죠

 

전 무서워서 도망쳤는데
내복이 쫓아오면서

 

갑자기 살려달라고
소리 질렀어요

 

그게 무슨 암호였는지

 

바로 포 대인께서 사람들을
끌고 와 절 체포한 겁니다

 

- 거짓말하지 마, 솔직히 말해
- 왜 이래? 이거 놔

 

사실을 고해라

 

산파를 들라 해라

 

- 꿇어라
- 진 대인께 인사 올립니다

 

진 대인의 명을 받들어
척 부인의 몸을 살펴보았는데

 

사건 당일, 누군가와
잠자리를 한 흔적이 있었고

 

현재 뱃속에 2개월 된
태아가 있습니다

 

진 대인, 이제 확실해졌죠?

 

척가 도련님은 병약하여

 

자식을 보기 어렵다고
진단받은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척 부인이 아이를 가졌으니
사통한 게 분명하죠

 

내복을 대령해라

 

진 대인께 인사 올립니다

 

고얀 놈, 감히 마님과 사통하고
주인 식구를 몰살하다니

 

네 죄를 알렸다!

 

진 대인, 소인이 둘째 마님과
정을 통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을 쓴 사람은
제가 아니라 마님입니다

 

헛소리!

 

내 조카가 더 잘생겼는데
어떻게 널 좋아했겠느냐?

 

사실대로 말해라

 

아닙니다, 둘째 마님께서
절 좋아한다 하셨고

 

제가 글재주가 있다며
시까지 선물해 주셨습니다

 

가지고 왔습니다, 진 대인
읽어드릴게요

 

오작교의 짧은 만남
이 세상 무수한 만남보다 나으리

 

사랑하는 마음이 깊다면

 

매일 보지 않는다 해도
변치 않으리

 

진 대인, 직접 보십시오

 

천한 것
감히 하인과 사통하여

 

무고한 13명의
목숨을 앗아가다니!

 

물증과 증인이 모두 나왔으니
부인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죄를 인정하느냐?

 

억울합니다

 

형벌을 가하라

 

진 대인, 저희 집안은
3대가 관리를 지내서...

 

쓸데없는 말씀 마십시오

 

얼마나 구린 곳인지 잘 알지만

 

이번에는 너무 과하십니다

 

넌 말할 자격 없다!

 

안 됩니다, 진 대인

 

쳐라!

 

뭐야?

 

좋다
척 부인이 모든 죄를 인정했다

 

추후 극형에 처할 것이다

 

하옥하라!

 

퇴정

 

미안하오

 

모두 한통속이 되어
날 모함하다니!

 

귀신이 되어서도
용서치 않겠다!

 

눈이야, 눈이 내려

 

6월에 서리야

 

억울합니다, 억울해요

 

재심을 청구합니다!

 

- 삼촌
- 재심을 청구합니다!

 

진정하십시오, 진정해요

 

이 밤중에 무슨 증거를 찾아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럼 증거가
눈에 보이는 곳에 있겠어?

 

찾아야 나타나지

 

삼촌, 여기 죽은 개가 있어요

 

척가의 개 '상표'잖아

 

어떻게 알아요?

 

척가의 개, 상표

 

누가 쓴 거지?

 

생각났어요

 

삼촌이 증거를 옮기지 말고
이름을 적으라고 했잖아요

 

하늘이 돕는구나

 

머리를 이쪽으로

 

독이 없어

 

경골이 부러진 걸 보면
누군가한테 당한 거지

 

왜 사람들은 중독된 걸까요?

 

검사해보자

 

사체를 건드리는 건 큰 죄예요

 

시체안치소

 

머리랑 목을
철침으로 연결한 상태라

 

빼면 분리될 거야

 

분명 세게 맞은 거지

 

하지만 은침이 검게 된 건
독이 있다는 건데

 

빨리 좀 해요, 삼촌
냄새가 지독해요

 

저쪽으로 가 보자

 

삼촌, 위를 확인해 봐요

 

중독된 거면
위에 독이 남아 있을 거예요

 

그렇지

 

색이 변하지 않았어
위에 독이 없어

 

위에는 독이 없고
목에는 독이 있다?

 

먼저 살해한 후

 

독약을 입에 부은 겁니다

 

그러니 위에 독이 없는 거지

 

맞아요!

 

- 알아냈다
- 대단해요

 

진 대인이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 널 잡으러 왔지
- 가자

 

- 끌고 가라!
- 네

 

증거를 인멸하려고?
어림없다

 

감옥에서 썩어라

 

가자

 

진 대인

 

상 대인

 

잘했네

 

상 대인의 선견지명 덕분이죠

 

저들이 증거를 찾으러 올 거라고
말씀해 주셨잖습니까

 

여기를 불태워서
모든 흔적을 없애버리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화근은 없애버려야지

 

감옥에 사람을 보내
포룡성을 제거하게

 

이보게, 상부에
내 말 좀 전해주게

 

수사에 협조할 테니
내보내 달라고 말이야

 

늦었어요, 진 대인 조카분이
포 대인을 지목하여 증언한 후

 

집으로 돌아갔어요

 

- 그럴 줄 알았어
- 알아듣게 말해

 

너 같은 탐관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뭐가 어째?

 

경고하는데 말조심해

 

내 마음이다

 

정말 혼쭐나고 싶은 게냐?

 

너 같은 탐관은 척가의 계집이랑
같이 가둬야 해!

 

그 계집이 누구인데?

 

폐병 환자한테 시집간
네 뒤쪽 벽에 있는 계집!

 

어디? 여기?

 

네 뒤에 있는 벽!

 

진작 말했어야지

 

척 부인, 나 포룡성이오

 

어디 있소? 안 보이는데

 

고양이 쥐 생각하지 마요

 

무슨 죄를 씌우던
마음대로 하라고요

 

서방님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안타깝게도

 

배 속에 아이가 있어요

 

정말 그 폐병 환자랑...
아니, 정말 당신 남편 아이요?

 

척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비방이 있어서

 

그대로 제조한 약을 먹고
폐병이 거의 나았고

 

남성 기능도 회복했어요

 

굉장한 비법이네

 

왜 숨어서 그러고 있어요?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요!

 

그만 오해를 풀고
지금 내 모습을 보시오

 

사건을 뒤집기 위해 조사하다

 

나까지 이 모양이 됐소

 

포 대인, 제가 오해를 했군요

 

괜찮소

 

대신 여기서 나가게 되면
나에게도 그 비방을 알려주시오

 

오늘 내 목이
달아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포 대인을 망쳤네요

 

아니오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요

 

척 부인, 손가락을 좀 주시오

 

세상에 정의는
아직 살아 있소

 

약속하리다

 

내가 살이 있는 한
당신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소

 

고마워요, 포 대인

 

삼촌!

 

삼촌

 

- 무슨 일이야?
- 사형 판결이 났어요

 

- 사형?
- 네

 

삼촌이 강도 떼와 결탁하여
살인, 방화를 저지르고

 

노인네를 팔고
어미 돼지를 겁탈한 죄로요

 

뭐야? 난 그런 적 없는데

 

누명을 씌운 거죠
끝장났어요

 

할아버지랑 상의했는데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해서

 

처녀를 데리고 왔으니
잘하십시오

 

- 우리도 여자가 필요해
- 시끄러워!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요

 

여화, 빨리 들어가

 

여화, 정말 너로구나

 

그럼 누구겠어요?
시간 낭비 말고 어서 해요

 

유위, 눈 뜨고는 못 하겠으니
안대 가져와

 

됐어요, '무적 벽뚫기'란
신기술이 있으니까요

 

- 정말 대단한 기술이구나
- 삼촌, 뭐 해요? 어서 가요

 

척 부인, 걱정 마시오
내 꼭 구하러 오겠소

 

가요

 

대인, 평안을 비옵니다

 

무사하셔야 합니다

 

열셋째야, 집에 왔구나

 

어머니
드디어 정신이 돌아오신 거예요?

 

어머니

 

열셋째야, 정말 잘 왔다

 

네 아버지가 위중하시단다

 

아버지, 괜찮으십니까?

 

널 구해냈구나, 다행이다

 

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했으니
면목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

 

네가 아직 순진하기 때문이지

 

탐관이 간사하니
청렴한 관리는 더 간사해야 한다

 

그래야 놈들을
상대할 수 있는 거란다

 

얘야, 상경하여 고발하거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여기 전병 반 개가 있다

 

20년 동안 보관한 것이니
가져가거라

 

왜 이걸 주시는 거죠?

 

지금 형부상서가 오래전에
나와 생사를 나눈 친구란다

 

당시 서로 힘든 때였는데

 

난 하나밖에 없던 전병을
그 친구에게 줬지

 

그 친구는 반 개를 돌려주며

 

훗날 자신이 성공했을 때

 

내 후손이 그 전병을
가지고 찾아온다면

 

보답하겠다고 약조했다

 

과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걱정 말거라
우린 포 씨잖아

 

송대에 우리 조상 중에 포...

 

포청천이요?

 

그래, 맞아 포청천

 

그분이 '청천비급'이란
책을 쓰셨는데

 

그걸 내가 갖고 있단다

 

난 전부 익혔지

 

왜 이제 말씀하세요?
어디 있어요?

 

네 엄마가 마작할 때
발 받침대로 쓰더구나

 

무슨 글자죠?

 

'소전'이란 서체로 쓴 거야

 

넌 공부를 게을리했으니
모를 수밖에

 

배우도록 해라

 

네, 그럴게요

 

다른 귀한 물건이 있으면
지금 다 주세요

 

얘야

 

우리 집안에 상방보검이 있다
선황께서 하사하신 것이지

 

가져가거라

 

보검이 어디 있어요?

 

자, 받거라

 

상방보검이 있으면

 

어리석은 군주와
탐관을 제거할 수 있지

 

가져가거라

 

유위, 보검을 잘 간수하거라

 

아버지

 

청천비급

 

대인, 저는...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거지?

 

- 포룡성을 죽이려는 거냐?
- 네

 

너도 나쁜 놈이군

 

네가 말하지 않아도 포룡성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다

 

유위, 웬 무가 그렇게 많아?

 

어머니가 주신
노잣돈은 어쨌어?

 

할머니께서 주신 노잣돈이
바로 무예요

 

한 개씩 먹으면
경성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

 

삼촌, 사람들이 몰려있어요

 

가봐요

 

그래

 

지명수배

 

삼촌이랑 닮은 거 같은데요

 

하나도 안 닮았어

 

큰일 날 뻔했네

 

다행히 안 들켰어

 

조용하네요

 

저 사람이다!

 

서라!

 

어서 실어라, 어두워지겠다

 

- 서둘러, 출발한다
- 닻줄 풀어

 

가자

 

사람 살려!

 

기다려요!

 

다칠 뻔했잖소

 

쫓기는 입장이라 너무 급했어요

 

탐관! 돌아와!

 

도망 못 간다!

 

뭐라고 외치는 거요?

 

- 구 낭자라고 부르는 겁니다
- 당신이 구 낭자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낭자는 성함이...
- 오호제입니다

 

오광득이오

 

특이한 이름이군요

 

- 오호제
- 오광득

 

알았어요

 

저 사람은
왜 당신을 쫓는 거죠?

 

그것도 몰라?
바로 이 낭자의...

 

미색에 반해
어떻게 해보려고...

 

바보 같긴, 이 사람 남자야

 

이제 안심해요
이따가 같이 식사해요

 

자, 많이 먹어요

 

당신네 공연단은
북경으로 가는 거요?

 

네, 북경으로 가요

 

하지만 입성하진 않을 거예요

 

- 같이 가면...
- 먹어요

 

고맙소, 같이 가면 서로
돌봐줄 수 있으니 좋지 않소?

 

좋죠, 하지만
당신도 공연을 해야 돼요

 

할 줄 모르는데

 

- 배우면 되죠?
- 내가요?

 

먹어요, 사양하지 말아요

 

닭다리도 주겠소, 자

 

해 봐요, 어서

 

누워요

 

대단해요, 잘했어요

 

정말 빨리 배웠네요

 

자, 물 마셔요

 

정말 대단하네요

 

역시 대단해!

 

장난 그만하시오

 

열래객잔

 

여자 속옷이잖아

 

이 시간에
어디를 가려는 거요?

 

여기 있어 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니

 

떠나겠습니다

 

어디로 가겠다는 거요?

 

바람 따라 발길 닿는 데로
정처 없이 떠돌아야죠

 

밖에 비바람이 몰아치니
나갈 생각 마시오

 

- 내가 지켜주겠소
- 고마워요

 

내외하지 맙시다

 

나빠요

 

같이 잡시다

 

꿈 깨시지
만약 정말 들어온다면...

 

같이 잡시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 저쪽에 구멍이 있잖소
- 쥐구멍이잖아요

 

축골공을 할 수 있소

 

뼈가 유연하군요

 

얘기는 그만합시다

 

객잔에 빈방이 부족하니
오늘 같이 자야 할 것 같소

 

그럴 리가

 

남자끼리 뭐가 어때서?
설마 당신...

 

- 아닙니다
- 그럼 잡시다

 

이러지 말아요

 

영태, 나와 봐요

 

가요

 

무슨 일이오?

 

친척이 찾아왔어요

 

친척?

 

드디어 찾았네요

 

보고 싶지 않으니 어서 가요

 

아무 말 마요

 

입 다물라고요

 

왜 때리는 거예요?

 

- 구 낭자
- 제법 눈치가 빠르네

 

반응이 늦으면
더 맞았을 테니까요

 

들키는 줄 알았잖아

 

구 낭자라니요?

 

너도 참, 널 도와준 사람들인데
속이면 되겠느냐

 

죄송합니다
사실은 계집애입니다

 

- 아버지
- 우린 구 낭자라고 부르죠

 

여자였어요?

 

네, 잘 알겠지만 여자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남장을 하고 다니는 겁니다

 

창피해하지 말고 사과드려

 

오빠도 됐다가 여동생도 됐다가
머리 잘 썼네요

 

구 낭자
할 말이 있으니 이리 와

 

저리 가요, 저리 가

 

삼촌 일로
상의할 게 있다고!

 

금방 올게요

 

- 무슨 일이야?
- 제가 알아봤는데

 

이 공연단은 공연하면서
북경으로 가고 있어요

 

- 따라가면...
- 너도 공연해야 돼

 

오라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여자라잖아

 

- 내가 알았니?
- 좋아

 

이제는 알았겠지?

 

영태

 

오늘 나랑
침대에서 같이 자

 

알았어

 

잠깐! 난 귀신이 무서워서
혼자 못 잔다고

 

괜찮아요
나랑 같이 자면 되잖소

 

달이 정말 예쁘네요

 

감상 그만하고 어서 자요

 

안 잘래요

 

지붕에 올라가서
달을 감상할 거예요

 

달이 정말 싫어!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달이 가장 밝고 둥글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어요

 

달을 보며 소원 빈 적 있소?

 

없어요, 당신은요?

 

어렸을 때 좋은 관리가
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그게 어렵다는 걸
이제 알게 됐소

 

탐관도 못 되어
이도 저도 아닌 꼴이라니

 

그때 당신을 쫓아오던 사람이
탐관이라 부른 것 같던데

 

당신 누구예요?

 

포 씨요

 

포룡성이에요?

 

날 알아요?

 

여기 사람들은 다 알아요

 

과부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다
관직도 잃었잖아요

 

다들 용감하다고 칭송해요

 

난 용감하지 않아요
지금 아래도 못 보고 있소

 

제 마음속에
당신은 영웅이에요

 

그렇게 말하니 계속
아니라고 말하기도 곤란하구려

 

밖에서 잘 테니
관아에 알리지 마시오

 

그런 말 마요
우리가 같이 안 자면 들킬 걸요

 

북경에 가면
만사에 조심하세요

 

내 생각 자주 해야 돼요

 

공연할 때
옷 좀 많이 걸치고

 

매일 내 생각해야 하오, 알겠소?

 

- 여자한테 집적거리지 말아요!
- 남자 유혹하지 마!

 

- 주루에 가지 말아요
- 주루에 가지 마시오

 

안 그럴 테니
걱정 마시오

 

언제 만날 수 있죠?

 

내년 봄꽃이 만개할 때
만날 수 있을 거요

 

몸조심하시오

 

상서부

 

이 전병이 정말 자네 것인가?

 

네

 

정말 반갑네
아버님은 어떠신가?

 

돌아가셨습니다

 

왜 착한 사람은
그리 빨리 가는지...

 

제가 이렇게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온 건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입니다

 

- 무슨 일인가?
- 원래 말단 관직에 있었는데

 

권력가의 자제가
탐관과 결탁하여...

 

어찌 그런 일이!

 

본관은 법을 무시하고
설치는 자들을 가장 증오한다네

 

잘됐네요
이제 희망이 보입니다

 

하늘이 돕나 봅니다

 

그자가 누구인가?

 

그래, 속히 조사를 하겠네

 

상위라는 자로

 

그의 아비는 수사제독
상곤이란 개자식이죠

 

상서 대인, 어떻게 하실 거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나?

 

상곤 부자의 머리를 잘라
엉덩이를 닦고 싶습니다

 

삼촌 쓰고 저도 주십시오

 

쓰고 다시 나한테 줘

 

아저씨도 쓰시겠어요?

 

내 몫도 있나?

 

참! 아저씨는 누구신지...

 

상곤이라고 하네

 

날씨가 너무 스산하네요

 

죽기 살기다

 

대인을 만나 정말 다행입니다

 

바로 저 사람입니다
잡으십시오

 

그만하고 돌아가게

 

관리들은 서로 봐준다더니...

 

우리 아버지의 은혜를 입었으니
그건 갚아야 하지 않겠소?

 

고향에서 정착할 수 있게
은화 100만 냥이라도 주시오

 

자네 아버지는 전병을 줬으니
그대로 갚아주면 되지만

 

난 의로운 사람이라
100배로 갚아주겠네

 

지독하군
유위, 가자

 

잠깐!

 

이보게
어찌 그리 급하게 가나

 

먹고 가게

 

여봐라, 전병을 먹여라

 

날 고발하려고?

 

황제라 해도
날 건드리진 못한다

 

죽이는 게 어떻겠소?

 

아니오
북경에서 거지로 만들어

 

아비 얼굴에
먹칠을 시킬 작정이오

 

유위, 괜찮아?

 

유위, 왜 그래?

 

배가... 배가 고프네요

 

이 녀석!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별말씀을

 

아가, 대인께 감사 인사 올려라

 

- 감사드립니다
- 아니네

 

손주는 언제 봅니까?

 

다음 달이면 나옵니다
백일주 드시러 오십시오

 

물론이죠

 

- 비켜라
- 어서 비켜

 

이랑신고묘

 

자, 자

 

아주 영험하답니다

 

드릴까요?

 

자, 보살님께서 지켜주실 겁니다

 

이봐, 뭐 하는 거냐?

 

어서 와서 빌어요
아주 영험합니다

 

절 지켜주십시오

 

못 참겠어요

 

뻔뻔하게 버텨야 해

 

전 거지가 되겠어요

 

감사합니다

 

뭡니까?
내가 거지인 줄 알아요?

 

저기 만두가 있다

 

유위! 유위!

 

여기 좀 주시오

 

유위, 절대로 받아먹지 마

 

이러면 정말 거지가 되는 거야

 

차라리 거지가 될 겁니다

 

받아먹지 말라고!

 

저기 돈을 나눠준다

 

유위

 

죽어도 거지는 안 될 거야

 

건방진 자식

 

감히 봉래루에서 무전취식을 해?
죽고 싶어?

 

꺼져!

 

형씨, 무전취식했소?

 

그래, 뭐가 어때서?
다른 가게로 갈 거야

 

봉래루

 

자, 어서 들어가자

 

공자, 외지에서 오신 분이군요

 

얼굴에 귀티가 넘치십니다

 

아진, 공자께 차를 올려

 

- 네
- 어서, 차 드십시오

 

싫으세요? 그럼 술상을 올릴게요
예쁜 낭자도 많아요

 

네, 많이 드십시오
체하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절대 사양하지 마시고
많이 드십시오

 

자, 제가 술도 좀 올리겠습니다

 

비켜요

 

그러지 말고 한잔 드십시오
어서요

 

엄마야!

 

기방에 음식 먹으러 왔어요?

 

- 멍청한 녀석
- 눈이 높아서

 

평범한 계집애들은
눈에 안 차나 봐

 

내 필살기를 선보여야겠어

 

여연!

 

가자

 

- 당신은...
- 제가 누군지 아실 것 없어요

 

수많은 사람 속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죠

 

난...

 

아무 말 말아요

 

우리 함께 눈감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 맞혀 봐요

 

하나, 둘, 셋

 

당신은 여자죠

 

돈에 연연하지 않는
고상한 여인이요

 

그리고요?

 

내가 어떤 사람 같소?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후에 피투성이가 될 거다

 

돈 한 푼 없으면서
봉래루에 오다니!

 

물러서라!

 

안 그러면 눈을 찔러...

 

이렇게 때려야 하는 거야
알았어?

 

- 말도 안 돼, 정말 없어?
- 다 찾아봤어요

 

- 특별한 것도 없어?
- 없어요

 

젠장, 쓸모없는 것뿐이잖아

 

내 책 건드리지 마!

 

내 비급...

 

내 책 돌려줘!

 

불을 꺼!
타면 안 된단 말이야

 

이런...

 

넌 지금부터 3개월 동안
잡일해서 돈 갚아!

 

고정하세요

 

물 버려

 

안 됐어, 바보가 된 후로
입도 못 다물어

 

밥은 어떻게 먹어?

 

당장 주인 나오라고 해

 

안 그러면
18대 조상까지 욕할 테다

 

열화, 무슨 일인데
그렇게 열을 올리나?

 

이 집 기생들이
내 손님을 다 빼앗아갔어

 

어느 가게에 가든 손님 마음이지
누가 빼앗아갔다는 거야?

 

발뺌하시겠다?
손해 배상하고 잘못을 빌어라

 

안 그러면 가만 안 둘 거야!

 

한번 해보겠다 이거지?

 

닭 엉덩이를 좋아하는 너는
엉덩이 없는 아들을 낳을 거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서 설쳐?

 

- 말 다했어?
- 아니!

 

난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10살 때부터 남자를 유혹했다

 

네 남자도 여기 와 있어

 

죽일 놈, 여기 있다니?

 

난 겁날 게 없는 사람이야

 

가만 안 두겠다!

 

- 어디 해 보시지
- 가만 안 둬!

 

멍청한 계집아

 

이게 무슨 글자지?

 

그게...

 

- 깰 '성'자
- 맞아, '성'자

 

추할 '추'자다!
이런 것도 몰라?

 

넌 평생 남자 하나
유혹하지 못할 거다

 

뚱뚱한데 싸움도 못 하고
지금까지 뭘 한 거야?

 

내가 키운 기생 4인방은
북경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그 애들은 나한테 왔는데

 

너한테 말 안 했어?

 

넌 돈도 없고 장사도 못 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지

 

비참하게 살다 곱게 죽지 못하고
포도 씨로 환생할 거다

 

무슨 뜻이에요?

 

먹고 버린다고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 가자

 

대단해

 

- 취하셨네요
- 안 취했어

 

- 사랑해
- 네, 저도 사랑해요

 

왜 그래요?

 

아무 말 마세요
아직 느끼지 못하겠어요?

 

- 눈 감아요
- 또 하려고?

 

지난번에 충분히 맞았어요

 

이젠 안 때려요
얘기 좀 하고 싶어서 그래요

 

무슨 얘기요?

 

너무 공허하고
외롭고 추워요

 

그렇게 심각해요?

 

매일 나쁜 남자들한테 시달리고
말할 상대도 없어요

 

나도 나쁜 남자요

 

당신은 아니에요

 

- 과찬이오
- 안아줘요

 

- 뭐 하려고요?
- 다른 뜻 없어요

 

나쁜 남자가 아닌 사람한테 안겨
온기를 느끼고 싶어요

 

안 내키는데요

 

좋은 일하는 셈 쳐요

 

알았어요, 원한다면 해줄게요

 

개자식, 내 애를 건드려?

 

무슨 트집 잡으려고?

 

먹여주고 재워줬더니
이런 짓을 해?

 

- 오해예요
- 넌 인간도 아냐!

 

힘들어해서
위로해주려던 참이에요

 

당신도 기생이니 알잖아요
공허하고 외로운 적 없었어요?

 

있었지

 

무슨 상관이냐?

 

여기서 일하니
주인을 신경 쓸 수밖에요

 

주인이 기분이 나쁘면
손님한테 화풀이할 테고

 

그럼 손님이 안 오니
문 닫게 될 텐데

 

상관하는 건 당연하죠

 

감히 말대꾸하다니, 죽고 싶어?

 

- 죽기 전에 당신부터 보낼 거요
- 엉덩이 없는 애가 나올 거다

 

눈 없는 아이는
당신의 소생이오

 

- 넌 화를 당할 거다
- 당신이 죽을 때까지만

 

이런...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환장하게 만들 거고

 

귀신이 되어서 찾아오면
놀라 달아나게 해 주마

 

저 녀석, 언제 저렇게
위력이 강해진 거지?

 

- 괜찮아요?
- 저리 비켜!

 

자신 있으면 가만히 있어
사람들을 데려오마

 

기다리겠다

 

너!

 

감히 나한테 덤벼?

 

싸움왕

 

아침에 삼고랑
한바탕 했다면서요?

 

- 삼고 입이 돌아갔대요
- 그쯤이야

 

이제 당신이 봉래루의
제일 고수가 됐어요

 

이렇게 밀고 들어오면
어떡해요?

 

- 누구냐?
- 내가 상대하지

 

- 대인
- 비켜

 

사건을 조사 중이다

 

여연이 내 시중을 들지 않으면

 

여길 샅샅이 뒤져
범인을 색출하겠다

 

그건 안 됩니다
여연은 몸을 팔지 않아요

 

내가 돈을 안 주면
몸을 판 게 아니지 않느냐

 

- 큰일 났어요, 뇌표가 왔어요!
- 왜 그래요?

 

거긴 연못이에요

 

대인

 

이러지 마세요
소리 지를 겁니다

 

- 이러지 마세요
- 소리쳐도 아무도 안 올 것이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짐승 같은 놈

 

대인, 큰일 났습니다
나중에 하십시오

 

- 무슨 일이냐?
- 염친왕이 여연을 찾습니다

 

- 정말이냐?
- 네

 

핏기 하나 없는
사람이랑 같이 왔어요

 

- 사람 있어요
- 네놈이...

 

나쁜 자식

 

어서 오십시오

 

이쪽이 여연 낭자입니다

 

아냐, 아냐, 아냐

 

왜 그래요?
예쁜데 아니라고요?

 

아니, 너무 예뻐서 그래

 

그럼 이제 둘이
천천히 이야기 나누십시오

 

- 나갑시다
- 네

 

말씀 나누세요

 

공자, 이러지 마세요
소리 지를 거예요

 

마음대로 하시오
아무 소용없을 테니

 

사람 살려

 

짐승!

 

- 여연은 손님을 모시고 있어요
- 감히 협리 대신을 막아?

 

- 대인, 이러지 마십시오
- 비켜라!

 

협리 대신이 오셨대요

 

협리 대신?

 

내가 여기 있는 걸 알면
모후께 고할 텐데

 

안 돼요, 거긴 연못이에요

 

저기가 좋겠군

 

- 여연
- 안 됩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여연

 

이 여편네가 감히 날 속여?

 

다른 손님이
어디 있다는 것이냐?

 

마작을 해도 되는 인원이네

 

얘야, 어쩌면 좋으냐?

 

괜찮습니다

 

반갑소

 

- 성함이...
- 애신각라요

 

대인

 

이러지 마세요
소리 지를 거예요

 

소리 질러도 소용없어
아무도 오지 않을 테니까

 

뭐야?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잖아

 

아주 지겨워죽겠네

 

짐승

 

동물 장기 해봤소?

 

코끼리는 범을
범은 고양이를

 

고양이는 쥐를
쥐는 코끼리를 먹죠

 

쥐를 할 수 있겠소?

 

- 누구야?
- 대단하십니다

 

침상의 자태가 멋지셔서

 

이곳을 지나다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들어왔죠

 

미친놈! 꺼져!

 

좋아요, 하지만 제 입이 가벼워
나가면 떠벌리고 다닐 테니

 

수백 명의 사람이
대인을 보기 위해 올지도 모릅니다

 

이거 받고 빨리 나가

 

됐으니 어서 하십시오

 

난...

 

안 하실 거면
제가 할 테니 나가십시오

 

가세요

 

대인

 

벌써 관객이 있네요
저도 준비했습니다

 

나와

 

저 사람들은 누구지?

 

천교의 이야기꾼들입니다

 

오늘의 침상 이야기를
9회로 나눠 공연할 건데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할 거라
청중도 많을 겁니다

 

난 여기 안 온 거네

 

한 장뿐인가요?

 

네 명이 있는데
어떻게 나눕니까?

 

세 장 더 주면 되지 않나
자, 어서 가자

 

- 재수 없군
- 살펴 가십시오

 

오라버니
아주 멋지게 해결하셨네요

 

- 받아
- 고마워요

 

아주 영리하구려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 어찌 알았나?
- 용서하십시오

 

폐하의 속옷을 주웠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급히 몸을 숨기다
벗겨졌나 보군

 

-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 인사 올립니다

 

짐이 기방
아니, 미복순시에 있었던 일은

 

비밀로 해야 한다

 

발설하면 구족을 멸할 것이다

 

폐하께 도움을
청할 일이 있습니다

 

거절하시면 구족을 멸한다 해도
오늘 일을 발설할 겁니다

 

감히 짐을 위협해?

 

정말 좋구려

 

폐하, 오늘 어쩐 일로
분재를 감상하러 납시셨습니까?

 

최근 이상 기후 현상이
있다 들었소

 

광동 지역에 서리가 내렸다니

 

억울한 일을
당한 자가 있는 듯하여

 

경들의 의견을 듣고 싶구려

 

폐하 덕분에 백성들 모두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으니

 

심려치 마십시오

 

그럼 다행이지

 

그런데 짐에게
고소장을 보낸 이가 있소

 

간악한 자의 모함일 겁니다

 

- 네, 맞습니다
- 모함입니다

 

포룡성은 간악하지 않고
아주 정직해 보였소

 

포룡성은 교활한 자입니다

 

그 아비는 탐관이었는데
어찌 아랫물이 맑겠습니까

 

아주 간사한 인간이랍니다

 

맞습니다

 

정말 그 정도인가?

 

- 네, 맞습니다
- 아주 간사합니다

 

그가 이곳에 왔었소?

 

포룡성을 들라 해라

 

-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 인사 올립니다

 

일어나라

 

폐하

 

고소하러 여기 왔었소?

 

네, 폐하

 

저자가 관리였을 때 뇌물을 받고
제 아들놈을 모함했습니다

 

다행히 진상이 밝혀져
저자는 면직당했죠

 

현재 수배범이기 때문에

 

상서 대인께서
접수하지 않은 겁니다

 

폐하께서
어찌 저자를 아십니까?

 

폐하, 신의 소식통에 따르면

 

포룡성은 계획한 일이 실패하자

 

기방에서 포주를 하고 있다던데

 

설마 저런 자의 말을
믿진 않으시겠죠

 

- 설마 폐하께서 그곳에...
- 무엄하다!

 

폐하께서 어찌
그런 곳에 가시겠는가?

 

그럼요, 그럼요

 

난 포주를 하지 않았소

 

고소장을 다시 작성하기 위해
기방에 숨어서 공부한 거요

 

포주를 하지 않았다고?

 

좋다

 

여봐라, 삼고를 들라 해라

 

미리 소식을 들어 다행이었소
이젠 끝났소

 

저 여자가 봉래루의 주인입니다

 

포룡성을 아는지
확인시키면 될 겁니다

 

네, 대인

 

맞는가?

 

아니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요

 

뭘 봐? 미녀 처음 봐?

 

물러가거라

 

포주가 아닌 게 밝혀졌으니
그의 말을 믿겠소

 

어떤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인가?

 

폐하, 소신은
구품 관리였습니다

 

칠품 지현 진 대인이
사건을 조작하여

 

척가 사건의 범인을
척 부인으로 지목했죠

 

척 부인은 임신한 몸으로
처형될 판입니다

 

공정한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폐하, 포룡성은 수배범으로
제멋대로 지껄이고 있습니다

 

무슨 죄를 저지른 것이오?

 

시체를 빼돌리려 했습니다

 

사인에 의문점이 있어
조사하려 한 것뿐입니다

 

양측 다 일리가 있으니
참으로 고민스럽군

 

내기를 하는 건 어떻겠소?

 

진상품으로 들어온 사과인데

 

이걸 한칼에 명중시킨다면

 

재심을 윤허하겠다

 

재고해 주십시오

 

명중시키지 못하면
바로 목을 베겠다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탁자에 놓으면
맞추기 어려우니

 

짐의 머리 위에 놓겠다

 

- 폐하
- 옥체를 보중하옵소서

 

옳은 말이오

 

경은 역시
나라를 위하는 충신이구려

 

짐을 대신해서
사과를 머리에 얹으시오

 

- 시작하게
- 아니...

 

됐습니까? 갑니다

 

폐하, 청이 있는데
눈을 가리고 던지게 해주십시오

 

눈 가리고 던지는 게 편한가?

 

아니요, 피를 보면 어지럽거든요

 

윤허한다

 

갑니다

 

폐하, 확실히 사건에
문제가 있는 듯하니

 

재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억지로 그럴 것 없소

 

아닙니다
정의 수호를 위함입니다

 

포룡성은 명을 받들라

 

포룡성을 팔부순안에 봉하니

 

제독 대인, 상서 대인과 함께
척가 살인 사건을 조사하라

 

뇌표, 자네는
팔부순안을 보좌하라

 

천하제일의 고수로 지명하니

 

포룡성과 함께 떠나라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팔부순안은 몇 품입니까?

 

일품이다

 

신난다

 

폐하, 감사드립니다

 

잘했지? 밥 사야 하네

 

낭자들도 부르겠습니다

 

신난다

 

때가 됐다, 참수하라!

 

멈추시오!

 

상관하지 말고 참수하라!

 

폐하의 명이다, 형을 중지하라

 

죄인 척 부인을
다시 하옥시키고

 

팔부순안 포 대인의
재심을 기다려라

 

팔... 팔부순안?

 

포 대인...

 

공정염명

 

포 대인이 척 부인 사건을
재심한다니 어서 가 보세

 

그래, 가세

 

아버지
집안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왜요?

 

얼굴이 왜 그러나?

 

삼촌이 얼굴을 태워야
포청천 같다고 해서 같이 했죠

 

그래?

 

삼촌은 왜 안 탄 거죠?

 

별표시만 있으면 되니
가면을 쓰고 태웠지

 

넌 왜 그렇게 새까매졌어?

 

다 삼촌 때문이잖아요

 

오늘 이 자리에서
척가 일가족 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이 삼사의 합동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장은 팔부순안
포룡성 대인

 

함께 재심을 맡은
형부상서 화 대인

 

수사제독 상 대인
본현의 진 대인

 

관아에서는 정숙해야 하오

 

오늘의 규칙은 욕설 금지

 

가족 관련 험담 금지
성기 언급 금지

 

나한테는 특권을 줘야죠

 

입장 곤란한데
엄마까지만 언급 가능하오

 

네 엄마 바보!

 

삼촌이 이길 거예요

 

재판이 시작되면
아주 짓밟아버리세요

 

자, 여기요

 

팔부순안은 탁자 큰 것 빼고
아무것도 없으니 걱정 마

 

우리 뒤에는 이 공공이 계시니
걱정할 것 없네

 

마음껏 실력 발휘하게

 

맞아

 

- 대...
- '대'라니?

 

- 대인이라 부른 겁니다
- 사람 '인'?

 

- 대인이라 부르지도 못합니까?
- 실컷 불러보거라

 

- 못 부를 줄 알고?
- 난 널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 대화가 안 되잖아요

 

천한 놈이라 부를 테니
그런 줄 알아

 

과거 시험 합격자한테 천하다니
조정에 고발하겠소

 

천한 놈, 천한 놈, 천한 놈!

 

그건 옳지 않소
조정의 흠...

 

네 엄마 멍청이

 

말을 삼가시오

 

네 엄마 바보

 

이제 그런 말은 그만하시죠

 

네 엄마는 늙은 닭이다!

 

수준 떨어져

 

넌 화낼 자격 없다

 

여긴 사건을 재심하는 자리로
널 부르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나와서
시비를 걸고 있잖아

 

이래도 네가 잘했다는 것이냐?

 

어딜 가느냐?

 

이런!

 

고수라더니만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오다니
제 발 저려서 그런 것이냐?

 

구경하다가
앞으로 조금 나간 것뿐입니다

 

- 물러나면 되잖습니까
- 뒤로 가, 더 뒤로

 

- 노란색 선 뒤로 가면 되겠죠?
- 뒤로 가, 뒤로

 

- 더 뒤로, 앞으로 오지 마
- 이제 됐죠?

 

어때요?

 

앞으로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어때요? 어때요?

 

또 앞으로, 때려보시죠

 

손 봐주자

 

모두 들었죠?
때려달라고 한 겁니다

 

저런 사람은 처음 봤네요

 

대인, 죄인 척 부인을
대령시키십시오

 

척 부인,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다 말씀하시오

 

상서 대인과 함께 해결하겠소

 

아닙니다, 난 권한이 없으니
대인께서 해결하셔야죠

 

포 대인, 저희 가족 13명이

 

상위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전 그에게 겁탈까지 당했고요

 

이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상위를 들라 해라

 

대인들께 인사 올립니다

 

상위, 척가 일가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느냐?

 

저 계집이 죽였습니다

 

좋다, 회춘당 주인과
검시관을 대령해라

 

- 대인
- 대인

 

주이, 지난번에 척 부인이
약방에서 비상을 사 갔다 했지?

 

그렇습니다, 대인

 

지난번에 자네는 척가에 있던
솥에 독이 들어있었다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탕 안에
비상 한 근을 넣어보겠습니다

 

냄새도 지독하고
너무 걸쭉합니다

 

이걸 누가 마실 수 있겠습니까?

 

척가 사람들이 멍청한가 보죠

 

대인이 한번 마셔보시죠

 

- 어서요
- 아니, 아닙니다

 

자요, 괜찮아요
마셔 봐요

 

살려줘요

 

당신 같은 멍청이도 못 마시는데
척가 사람들이 어떻게 마셨겠소?

 

한 근을
다 넣지 않았을 수도 있소

 

그럼 남은 비상은 어디 있죠?

 

샅샅이 뒤졌지만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 쓰지 않을 거라면

 

그렇게 많이
살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진상은
자네가 거짓말한 것이지

 

전 거짓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라고?

 

이건 네 약방에서
가져온 장부다

 

비상은 사는 사람이 적어서

 

올해 반 근밖에 들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한 근을 팔 수가 있지?

 

- 소인의 기억이 틀렸나 봅니다
- 뭐가 어째?

 

몇 달 전에도 잘못 말하고
지금도 잘못 말하고

 

그게 말이 돼?

 

- 뇌표
- 네, 포 대인

 

13구 사체를 다시
감식하라 했는데 어떻게 됐나?

 

뒤돌아보십시오

 

잘 보십시오

 

전부 목 부분만 검게 변했고
다른 부분은 정상입니다

 

관직 생활 3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먼저 살해한 후
독을 주입했기 때문에

 

독이 위까지 가지 못하고
목에 머무른 것입니다

 

모든 시체에 골절이 있고

 

이를 철침으로 연결하여

 

외관상
이상 없어 보이게 꾸몄는데

 

무림 고수에게
당한 것이 분명합니다

 

상위, 들었겠지?

 

포 대인, 우리랑은
무관한 일입니다

 

무림 고수에게
당한 거라고 했잖습니까

 

상 공자는 무술을 못 하는데
어떻게 범인일 수 있겠습니까?

 

무술을 못하는데
왜 그렇게 잡기 힘들었던 거지?

 

원래 힘이 강해서 그렇죠

 

그래? 여봐라, 형벌을 가해라

 

반항한다면
무술을 할 줄 아는 것이고

 

반항하지 않는다면
크게 다칠 것이다

 

이 공공 납시오!

 

- 비켜라!
- 비켜라!

 

물러서

 

할아버지

 

- 인사 올립니다
- 아버님

 

수고가 많소이다

 

재판도 좀 보고 싶고

 

손자 녀석에게
줄 것도 있고 해서 왔소이다

 

할아버지

 

착하게 살아야 한다

 

만약 범죄를 저지르면
이 할아비도 봐 줄 수 없어

 

하지만 누가 널 괴롭히거나
모함한다면

 

가만있지 않을 거다

 

그럼요

 

자

 

이건 태후마마께서
하사하신 것이다

 

이걸 입고 있으면
폐하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널 건드릴 수 없지

 

대인, 어쩌면 좋죠?

 

큰일 났네요
고문도 못 하고 어쩌면 좋죠?

 

독하게 나오는군

 

대인, 척가 일가족이
독살당한 것은 아니지만

 

척 부인이 사람을
고용했을 수도 있죠

 

그날 야경꾼도 상 공자가
맞는 걸 봤다고 했잖습니까

 

척 부인에게 고문을 가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봐라, 형벌을 가하라

 

상서 대인은 민첩하시군요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숙이다니
대단하십니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오?

 

그냥 지껄인 것인데
듣기 싫으면 다른 말을 할까요?

 

- 당신...
- 당신...

 

아까 고문을 가한다
하지 않았소?

 

네, 포 대인은
방해하지 마시오

 

여봐라, 주리를 틀어라

 

잠깐!

 

누구 마음대로
주리를 틀라는 거요?

 

이런...

 

위엄이 넘치는구려, 포 대인

 

관직 생활을 더 했다가는

 

태후마마도
안중에 두지 않을 기세로군

 

물론입니다

 

태후마마는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것이지

 

공공처럼 입으로만 떠드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공공이 태감이 됐을 때
어머니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태후마마를
존중하지 않는 건 불충이죠

 

불충, 불효한 자가
여기서 뭘 하는 거요?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날 욕보이다니!

 

난 팔부순안으로
여기선 내가 가장 높소

 

겨우 오품인 내무총관이
옆에서 참견하는데

 

이런 말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니오?

 

좋소, 폐하께 상소를 올려서...

 

네 엄마는 늙은 닭!

 

여길 나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시오

 

여봐라, 문 닫고 개 풀어라

 

비키시오
나 혼자면 충분하오

 

알았소

 

참견하지 않겠으니
어서 진행하시오

 

- 멍청한 놈
- 누굴 욕하는 거냐?

 

대답한 사람한테 하는 거요

 

이 개자식, 상대 안 하겠다

 

중성 인간

 

네 집안을 망하게 하고
조상 18대까지 저주할 것이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이라고?

 

그래, 그랬다
내가 틀린 말 했냐?

 

대인

 

이따가 제대로 연기해야 한다

 

- 네
- 피 묻혀라

 

끌고 가라

 

용서해 주십시오

 

- 검시관 아니야?
- 왜 저 꼴이 된 거지?

 

거짓을 고한 사실을
포 대인께서 밝혀내셨다

 

돈을 받고 척 부인에게
누명을 씌웠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다

 

회춘당의 주이는 포 대인께서
개작두로 다리를 잘라버리셨다

 

날 버리고 가면 안 돼

 

사람 살려

 

내 다리...

 

오지 마요, 저리 가요

 

사람 살려

 

이런 꼴이 되다니...

 

오지 마요

 

뭐 하는 거요?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참혹할 '참'자를 썼소

 

난 글을 모르니 이러지 마요

 

이제 난 끝이다

 

증언하러 가자

 

다 죽여 버리겠다!

 

그것도 얼굴이냐

 

- 이 개자식
- 쥐새끼 눈

 

매부리코, 팔자 눈썹
큰 입 개구리

 

누런 이, 팔다리 짧고
닭가슴에 올챙이 배, 밥통 허리

 

지금 이게 사람 꼴이냐?

 

나...

 

내가 너라면
벌써 혀 깨물고 죽었을 거다

 

너... 이 자식...

 

괜찮으십니까?
일단 앉으십시오

 

네... 네놈 집을...

 

포 대인, 어째서 아직도
고문을 하지 않는 거요?

 

벌써 8시간 지났소

 

죄인 편을 드는 거요?

 

난...

 

그럴 리가요
증인을 대령해라

 

야경꾼, 내복, 산파를 대령해라

 

대인, 대인
사실을 고하겠습니다

 

한 사람씩 해야죠
척 부인이 먼저입니다

 

맞다, 넌 가만 있거라

 

척 부인에게 형을 가하라

 

죽은 척 마라

 

아파요, 안 되겠어요
아이가 나올 것 같아요

 

어디서 수작이냐?
상관하지 말고 형을 가하라

 

잠깐!

 

산파가 있으니
확인해 보면 바로 알 것 아니오

 

아파요

 

맞습니다
아이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 공공, 어찌할까요?

 

내가 주관자도 아니니
대인들이 결정하시오

 

4명이 표결합시다
형을 찬성하면 거수하시오

 

- 3 대 1, 형을 가하라
- 안 되오!

 

표결을 하려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해야 하오

 

척 부인의 출산을
찬성하는 사람은 거수하시오

 

아이를 낳게 하라!

 

배가...

 

아이를 낳게 하라!

 

아이를 낳게 하라!

 

어떻게 할 거요?

 

백성들이 노합니다

 

출산부터 시키시오

 

좋다, 데리고 나가
아이를 낳게 해라

 

조심해요, 조심

 

야경꾼, 지난번 네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똑바로 말해라

 

그날 척가에서 무엇을 보았지?

 

전... 전...

 

대인, 당시 상위가
내복을 때리고 있었고

 

척가의 개가 달려들어
상위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상위가 개를 죽였죠

 

내복은 도망갔고
저도 도망치려 했는데

 

상위가 발차기를 날려
전 바로 기절했습니다

 

왜 지난번에는
다르게 말한 거지?

 

방당경이 500냥을 주면서
거짓을 고하라 했습니다

 

대인, 살려주십시오

 

헛소리하지 마

 

여기 있는 사람이
다 헛소리를 한단 말이냐?

 

내복, 그날 본 대로 말하거라

 

기억이 안 납니다

 

척 부인과 정을 통하였고

 

척 부인이 13명을
죽이라고 한 것이냐?

 

전 살인은 안 했습니다
마님과 정을 통한 것뿐입니다

 

척 부인이 네 글재주에 반해
시를 써 주었다 했지?

 

- 네
- 여봐라, 그 시를 가져다줘라

 

다시 한번 읽어 보거라

 

오작교의 짧은 만남
이 세상 무수한 만남보다 나으리

 

사랑하는 마음이 깊다면
매일 보지 않는다 해도...

 

글자가 부족하지?

 

이건 '침상에 스며드는 달빛
땅에 내린 서리인가'란 시다

 

이건 무슨 글자지?

 

죽을 '사'

 

이 썩을 놈아

 

글자도 모르면서
글재주에 반했다고 거짓말을 해?

 

작두를 대령해라

 

억울합니다, 대인

 

방당경이 5천 냥을 주면서
부인에게 누명을 씌우라 했어요

 

남은 3천 냥은
부뚜막에 숨겨놨습니다

 

지금 누구를 모함하는 것이냐?
사통했잖아, 죽여 버리십시오

 

대인, 척 부인과 사통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보여드리겠습니다

 

- 증거를 보여줘라
- 보십시오

 

가난한 집에 태어나

 

환관이 되려고 거세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
입궁을 못 하는 바람에

 

척가에서 일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부인과 사통했겠습니까?

 

망할 환관 같으니!

 

공공을 말한 거
아니잖습니까

 

좋다, 방당경도 함께 고발하여

 

뇌물 혐의를
적용하도록 합시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좋소, 그렇게 하시오

 

방당경, 사실대로
고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럼 선처를 고려하겠다
말해라

 

방당경과 내복은
뇌물을 주고받았으니

 

둘 다 처형해야 마땅하오

 

지독한 사람이군

 

무엄하다, 입을 쳐라

 

증인을 저 지경으로 만들었네요
이제 어떡하면 좋죠?

 

- 아주 악랄하군
- 열셋째야!

 

상방보검을 가지고 왔다

 

어머니

 

상방보검이야

 

할머니
지금 장난할 시간 없습니다

 

나가세요
그 생선은 다 먹었어요

 

이건 생선이 아니라 진짜야

 

상방보검?

 

삼촌, 잘 살펴보세요
다른 생선일지 모르잖아요

 

진짜인가요?

 

정말 상방보검이다!

 

상위, 그걸 입고 있다고
내가 겁낼 줄 아느냐?

 

백면 포청천 손에서
빠져나갈 생각 마라

 

이 검으로 네 손가락을
한 개씩 잘라주겠다

 

사실을 고하라!

 

서라

 

공공, 비켜주시오

 

내가 공공을 찌르기라도 하면
민망하잖소

 

청나라에 상방보검이 있단
말은 못 들었소

 

무슨 검이오?

 

상방보검 같은 귀한 것을
어찌 함부로 볼 수 있었겠소?

 

할머니, 어떤 황제께서
하사하신 것입니까?

 

- 명나라의 송정황제다
- 들었죠?

 

명나라요?

 

명나라의 검으로
청나라 관리를 치려고?

 

역모를 꾀하는 것이다

 

사실은 중요한 사건이라
긴장돼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어머니와
이런 일을 꾸몄습니다

 

괜찮으시죠?

 

검을 삼키면
없었던 일로 하겠소

 

좋소이다, 시키는 대로 하죠

 

훌륭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됐죠?

 

계속합시다

 

방금 일은 넘어가겠소

 

상위를 고소할
다른 증거가 없다면

 

재판을 마쳐야 하오

 

상위를 무죄 석방하시오

 

아기가 나왔네요
기쁜 일입니다

 

어서 판결하시오

 

다른 방법이 없으니

 

피로 친자를 확인할 밖에요

 

- 피로 친자를 확인한다고?
- 피로 친자를 확인해?

 

그렇소

 

겁 좀 준 겁니다

 

상위, 넌 척 부인을
겁탈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럼 태어난 아이는
너와 무관할 테니

 

피가 섞이지 않을 것이다

 

검사를 받아들이면
네 말이 사실인 것이고

 

검사를 거부하면
겁탈한 것이다

 

하거라

 

좋을 대로

 

섞였다, 네가 범인이야

 

척 부인을 겁탈한 후
살인을 저질렀다

 

이젠 발뺌 못 하겠지

 

여봐라, 범작두를 대령하라

 

그럴 리 없어

 

아니야

 

할아버지, 제 아이가 아니에요

 

절 믿어주십시오

 

- 제 아이가 아니에요
- 시끄럽다

 

절 도와주세요

 

겁탈을 안 했다면
어떻게 피가 섞인 거지?

 

네 아이가 분명하다

 

내 아이가 아니야

 

그날 겁탈했는데 어떻게 바로
아이가 생길 수 있어?

 

했다는 거군

 

네 이놈

 

이 짐승 같은 놈
날 잘도 속였구나

 

모두 들었지
진상이 밝혀졌다

 

더는 상관 안 하겠다

 

서방님
저리 비켜요

 

- 서방님
- 여보, 어떻게 왔소?

 

당신 아이가 태어났다며
나보고 오라면서요?

 

뭐라고?

 

- 정말 내 아들이오?
- 네

 

이 나쁜 자식

 

속임수를 쓰다니

 

속임수 썼다, 어쩔래?

 

쓸데없는 말 할 거 없어
문 닫고 개 풀어

 

난 그만 빠지겠다

 

할아버지

 

오지 마!

 

이놈아, 모반할 셈이냐?

 

무술을 못한다더니
거짓인 게 밝혀졌군

 

가까이 오면 죽여 버리겠다

 

이 공공, 폐하께 보고 드려서
장례를 후하게 치러드리겠습니다

 

문 닫고 개 풀어

 

오지 마!

 

뇌표, 이쪽으로 끌고 와

 

포 대인, 접니다

 

알아, 어서 가서 싸워

 

나까지 죽게 됐잖소

 

지금 그런 말을 해서 뭣하오?

 

이보시오
살살 좀 끌면 안 되겠소?

 

멀미가 나오

 

축하합니다, 포 대인
번창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젠 관리가 아닙니다

 

매부, 왜 관리를 그만두고
약방을 연 거요?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요

 

저기 동생이랑
여연이 나오네요

 

- 조심하시오
- 큰 숙모님, 작은 숙모님

 

사실 제가 아들 낳는 비방을
포 대인께 알려드렸는데

 

이렇게 바로 효과를
보실 줄 몰랐어요

 

지금 그걸로
장사까지 하게 된 거죠

 

인도신단

 

자, 자

 

내가 약방을 열 수 있었던 건
다 폐하 덕분이오

 

정말 그립구려

 

그나마 폐하의 속옷이 있어
다행이오

 

냄새를 맡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활기도 생기고

 

허튼소리도 하지 않게 된다오

 

- 자, 냄새 맡아 보시오
- 좋군

 

염친왕 납시오

 

왕림하시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예를 거두시게

 

개업하는 날인데
축하할 수가 없네

 

나쁜 소식이 있어서지

 

폐하께서 승하하셨네

 

폐하!

 

폐하...

 

왜 갑자기 승하하신 거죠?

 

- 병에 걸리셨지
- 무슨 병이요?

 

그게... 성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