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ant.1992.m720p.BRRip.x264-vsenc

제인 마치

 

양가휘

 

연 인

 

원작
마르그리뜨 뒤라스

 

감독
장-자크 아노

 

내 인생의 유년기부터
너무 늦어있었다

 

18세 때에도
너무 늦었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었다

 

그것은 내 외모를
하나씩 허물어뜨렸다

 

하지만 두려워하기보단

 

책을 읽을 때와 같은

 

그런 흥미를 갖고

 

변해가는
내 얼굴을 지켜보았다

 

변해버린 내 얼굴에는

 

일그러진 얼룩이 있다

 

내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나이는
15살 반이었다

 

메콩강을 가로지르는
여객선 위에서였다

 

15살 반의

 

내 모습을 보라

 

나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사이공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

 

꼭 거치는 길이었다

 

그날은 방학이
끝나는 날이었다

 

결코 잊을 수 없었던건

 

사덱의 어머니 집에서

 

형제들과 함께 지냈던

 

관목림이 우거진
그 작은 집은

 

내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큰 조각은 내거야

 

왜 그게 오빠거야?

 

그게 바로 내 법이야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폴?

 

폴?

 

폴, 가서 자자

 

더 이상 겁내지 마

 

피에르 오빠건
누구건 간에

 

다시는 겁내지 마

 

다시는

 

폴은 돌아왔니?

 

바깥의 그물침대에서
자고 있어요

 

피에르가 무서워서
돌아오기 싫대요

 

폴이 밖에서 잠잘 때면
너무 겁이 나

 

그 애가 떠나버리거나

 

방황할까봐 두렵구나

 

걔는 그럴지도 몰라

 

거짓말 마세요

 

엄만 폴 걱정은 안해요

 

오빠만 걱정하잖아요

 

왜 엄마는 오빠만을
사랑하는거죠?

 

난 너희 셋을 똑같이
사랑한단다

 

거짓말이에요!

 

왜 오빠만 사랑하는지
대답해줘요

 

나도 모르겠구나

 

어제...

 

사이공에 가서

 

피에르의 이주를
신청했다

 

뭐라구요?

 

그 애를
프랑스로 보낼거야

 

이제 만족하니?

 

그 애가
또 아편을 훔쳤어

 

난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이젠 끝났다

 

더 이상의 가망은 없어

 

사덱 학교

 

엄마, 서둘지 않으면
버스를 놓치겠어요

 

잘 있어, 폴

 

몸조심 하거라

 

네, 엄마

 

언제 돌아오니?

 

다음 축제 때라고
했잖아요

 

잊었다

 

그날...

 

나는 사이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축제용 구두를 신고
남자 모자를 쓰고서

 

식민지로 있었던
그 시절의 베트남에선

 

남자 모자를 쓰는
여자는 없었다

 

어디서도 그런 여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난 결코
그 모자를 벗지 않았다

 

그 모자... 내 모자

 

그것이 내게는
집과 같았고

 

그것 없이는
완전치 않았다

 

빌롱과 사덱을 가르는

 

메콩강 지류의
여객선 위에서는

 

진흙과 벼 이삭으로
뒤덮인

 

남지나해의 황폐한
풍경이 내려다보이곤 했다

 

실례합니다, 아가씨
담배 피우실래요?

 

됐어요

 

그런데 좀 놀랐어요

 

어린 백인 아가씨가
원주민 버스를 타다니

 

모자가 멋져요
독창적이에요

 

남자 모자를 쓴
아가씨라

 

당신은 예뻐서

 

원하는건 뭐든 하겠군요

 

어디 살아요?

 

- 리돌 빌롱에요
- 빌롱 어디요?

 

외곽의 강 위에 있죠
테라스가 넓은 집이에요

 

푸른 대리석 집요?

 

그래요

 

그건 중국인 집인데요?

 

난 중국인이에요

 

중국인

 

그는 베트남의
부동산을 쥔

 

소수의 중국인이었다

 

그는 파리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오는 길이었다

 

그가...

 

그날 메콩강을 건너

 

사이공으로 가고 있었다

 

괜찮다면
사이공까지 태워다줄게요

 

그녀를 알아요?

 

장관의 딸인
스트래터 부인이에요

 

- 하나 들겠어요?
- 네, 고마워요

 

저 여자 때문에
자살한

 

남자 얘기가 사실이에요?

 

몰라요

 

아뇨, 사실이에요

 

아편 피우는 가게에서
그녀가 떠나버린 날

 

죽었어요

 

저 여자의 연인이었죠

 

담배 피워도 괜찮겠어요?

 

이 안에서 말이에요

 

그럼요

 

사이공 고교에 다니나요?

 

예, 그런데 잠은

 

리요테 기숙사에서 자요

 

공부하는게 좋아요?

 

네, 재미있어요

 

몇학년이죠?

 

2학년이요

 

그러면...

 

15살 아니, 17살이에요
당신은요?

 

32살이오

 

그리고 실업자죠

 

게다가 중국인이잖아요

 

중국인, 맞아요

 

그 말을 할 때
참 아름다워 보였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자리에 누웠는데

 

아편만 피워대고

 

거의 먹지도 않아요

 

아버지는 그렇게
살고 있고

 

그런 식으로
사업을 한지도

 

10년이 넘었어요

 

그저 강만을 내려다보며

 

침대에 누워서 지내죠

 

그렇군요

 

난 파리가 그리워요

 

파티와 몽빠르나스의 저녁

 

그리고 쿠폴

 

쿠폴을 알아요?

 

프랑스엔 한번 가봤어요

 

바젬부다 근처의
북쪽이었죠

 

난 이곳밖에 몰라요
메콩강과 사이공

 

사이공이 좋아요?

 

네, 난 사이공이 좋아요

 

나도 그래요,
특히 출롱요

 

그곳은 중국과 똑같죠

 

다 왔어요, 내려야 해요

 

안녕

 

예전보다
빨리 돌아왔구나

 

배에서 만난 남자가
데려다줬어

 

중국인이야

 

엘렌은 기숙학교에 있는

 

또 다른 백인소녀였다

 

엘렌은 무지했지만

 

본인은 알지 못 했다

 

벌거벗은 채 기숙사 안을
돌아다니면서도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도
알지 못 했다

 

그녀는 순진하고...

 

소녀 티를 벗지 못했다

 

네게 말해줄게 있어

 

어떤 애가...

 

밤마다 창녀로 일하는걸

 

교장이 발견했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거야

 

- 누군데?
- 알리스

 

알리스?
누구랑 그랬다는거야?

 

돈을 내는 사람이면
누구나

 

매력적인 것 같아

 

뭐가?

 

모르는 사람과 자는 것

 

전혀 모르는 사람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 말야

 

여자들은 다
그런걸 좋아할까?

 

그래, 교장선생은 물론

 

모든 여자들 다

 

나병환자들을 돌보느니

 

차라리 창녀가 낫겠어

 

무슨 말을 하는거야?

 

모두들 그렇게 말해

 

공부시키기 위해
우릴 기숙사에 보낸다지만

 

사실은 우릴 이용해서

 

나병환자 연구를 하는거야

 

난 차라리 창녀가 되겠어

 

그 남자들은
운이 좋은거지

 

내가 남자고 네가 여자야

 

눈은 어깨 높이 위로
고정시키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내 왼쪽 어깨를 보면서

 

허리를 쭉 뻗고
팔을 감싸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 일은
아주 갑자기 벌어졌다

 

공휴일이자
목요일이었다

 

그는 그 목요일 오후에

 

기숙학교에 찾아왔다

 

검정색 큰 차로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이른 오후

 

식후 낮잠 시간이었다

 

우린 출롱 거리에 있었다

 

스프와 구운 고기 냄새

 

쟈스민 잎의 향기, 먼지
숯불구이 냄새.....

 

중국인 거리의
냄새 속에 있었다

 

들어와

 

이곳은 내 취향이 아냐

 

아버지가 사셨지

 

젊고 부유한 중국인은
정부를 두지

 

여긴 독신자의 방이라고 해

 

당신에겐 정부가 많나요?

 

정부를 갖는다는거
기분 나쁜거야?

 

아뇨,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남자와
그러듯이

 

나를 따라 이곳에 왔군

 

난 몰라요

 

한번도 남자를
따라가본 적이 없어요

 

난... 무서워

 

당신을 사랑하게 될까봐

 

다음에 다시 오자

 

날 사랑하지 않는게
좋아요

 

다른 여자들에게 하듯이
날 대해줘요

 

정말 그러길 바래?

 

그래요

 

당신은 결코
날 사랑하지 않겠지

 

몰라요

 

말은 그만 해도 괜찮아요

 

그냥 하던대로 하세요

 

그는 옷을 벗겼다

 

하얀 면 팬티도 벗겨냈다

 

그리고 그녀를 안고 갔다

 

벌거벗은 채 침대로

 

하지만 침대에서...

 

두려움이 그에게 엄습한다

 

못 하겠어

 

그래선 안된다고
말을 한다

 

그녀가 너무 어려서

 

도저히 할 수 없다고

 

그래서...

 

그래서 그녀가 시작한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의 옷을 벗긴다

 

단추 하나 하나

 

옷 한겹 한겹

 

피부...

 

그래, 피부...

 

그의 피부는
아주 매끄럽고

 

체모는 없다

 

거기엔...

 

성에 눈뜬 육감만이
존재한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를 만진다

 

그의 피부의 부드러운

 

성을 만진다

 

미지의 영역인

 

그의 몸을 희롱한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여기 저기 깨지고

 

갈라진 그 집의 벽과

 

벽난로에 남아있던 재와

 

타락한 핏자국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방은 어둡고

 

거리는 끊이지 않는
소음에 둘러싸여

 

그 속에서 부유하듯
떠다녔다

 

나의 벗은 몸은...

 

문 밖에서 들려오는
그 소음 속에

 

노출되어 있었다

 

바다가 생각났다

 

그 광대함

 

무슨 생각을 하지?

 

다 죽었어요

 

아파?

 

아뇨

 

슬퍼?

 

그래요

 

조금은요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낮에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이야

 

햇빛 때문이지

 

아뇨

 

내 탓이에요

 

난 슬픔과 익숙해요

 

난 엄마와 닮았나봐요

 

엄마한테 작가가
되겠다고 했더니

 

어깨를 움추리면서
이러셨죠

 

그렇게는 안될거야

 

어린애같은 생각이야
라구요

 

엄마는 내가 돈버는
일을 하길 원해요

 

무엇을 쓰고 싶지?

 

소설책이요

 

오빠를 죽이는 내용인데

 

고통스럽게 죽이는거죠

 

그리고 연약한
내 남동생에 대해서도요

 

그리고 엄마의 슬픔과

 

우리의 가난과
수치에 대해서

 

당신 어머니의 불행과

 

비극에 대해 알고 있어

 

어떻게 알아요?

 

하인들을 통해서지

 

운전수도 물론이고

 

그들을 통해
다 알 수 있지

 

당신의 오빠도 만났어

 

강변의 아편 파티에서였지

 

아편을 많이 피우더군

 

너무 많이 말야

 

하지만 피우는
법을 모르더군

 

그는 동물이에요
그가 두려워요

 

엄마나 하인의 돈을 훔쳐

 

아편을 피우곤 하죠

 

엄마는 아무 말씀도
안하세요

 

엄만 오빠를
끔찍이 여기죠

 

아버지가 죽자
돈도 떨어졌어요

 

엄마는 여기서
다 잃었어요

 

엄마는 선택을 잘못했어요

 

생계는 어떻게 꾸리지?

 

최선을 다 할뿐이죠

 

수치심도 잃었고

 

최선을 다 하는거에요

 

내가 부자이기 때문에
따라온거야?

 

나도 몰라요

 

당신이 좋아서 왔어요

 

내가 가난해도
날 좋아했겠어?

 

지금의 당신이 좋아요

 

부자인 당신이요

 

널 데려갈게

 

널 꼭 데려갈거야

 

난 엄마를 떠날 수 없어요

 

난 아직 어려요

 

엄마와 동생을
버릴 수는 없어요

 

아직은...

 

나는 그에게
계속 해달라고 말했다

 

계속 해달라고

 

그는 그렇게 했다

 

타고난 격정을 갖고서

 

그는 익숙한 것 같았다

 

이 사랑만이
그의 인생의 유일한 것이다

 

난 굉장히 운이 좋았다

 

이건 누구에게나
허용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내 안에 있다

 

그는 스스로를
그렇게 구속해버린거다

 

우린 그렇게 있었다

 

도시에 매혹되어
신음하면서

 

넌 오늘 오후를
평생 기억하게 될거야

 

내 얼굴이나 이름은
잊는다 해도 말이지

 

내가 이 방을
기억하게 될까요?

 

잘 둘러봐

 

아주 흔한 곳이에요

 

그래

 

특별한 곳은 아니지

 

금지된 일을

 

저지를 용기가

 

나의 어디에 있었을까?

 

어떻게 이 생각을 끝까지

 

실천에 옮길 수 있었을까?

 

어떻게 내가
모르는 남자와

 

즐거움을 나누었을까?

 

엄마가...

 

이 일을 알면
날 죽일거에요

 

오빠는
당신을 죽일거고요

 

그렇게 된 중국인을
상상해봐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그랬어요
식민지배를 받는 곳에선

 

처녀가 아닌 여자는

 

남편감을 구하지
못한다구요

 

그게 사실일까요?

 

그래
어머니 말씀이 맞아

 

그건 불가능하지

 

불명예야

 

예를 들어, 내가 너와
결혼하고 싶어도

 

그런 일이 있으면

 

허락받을 수 없지

 

미안하지만
난 중국인이야

 

우린 그 일을 했으니

 

결혼은 할 수 없는거야

 

그럼 할 수 있는
일만 해요

 

어차피 난 중국인을
별로 안좋아해요

 

야!

 

야!

 

네 침대로 가도 돼?

 

안돼, 지금은 싫어

 

내일 모두 말해줄게

 

왜 그래?
무슨 문제가 있니?

 

저기 차 안에서
쟤 뭐 하는거지?

 

안녕하세요

 

잠깐, 잠깐만

 

부끄러워 마라
아주 잘 썼다

 

그 여자는 상속녀고
나도 우리 집 상속자야

 

수년 전에 정혼을 했었고

 

그 일로 내가 귀국한거지

 

- 그녀를 사랑해요?
- 아니

 

그 여자를 알지도 못해

 

우리의 결혼은
부모들이 정하는거야

 

함께 할 미래가 없다는걸
우린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린 미래에 대해

 

대수로운 태도로
말하곤 했다

 

그렇게 두 집안의
부를 늘리는거지

 

전래의 이런 관습이
현대까지 이어지는거야

 

다른 방법이 있다는걸
모르는 것 같아

 

그는 직업을 안가져봤어

 

자기가 가난해서
일을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거래

 

너무 게을러서
일을 못했을거래

 

아편이 그의 힘을
빼앗기 때문이겠지

 

아니

 

그의 힘을 빼앗는건
돈이야

 

그는 아무것도 안해

 

아무것도

 

오직 사랑만 해

 

내가 그것 때문에
그를 원한다니 우스워

 

넌 아직 날 사랑하니?

 

우리는 연인이다

 

독신자의 집으로
갈 때마다

 

사랑하는걸 멈출 수 없다

 

지저분한

 

출롱의 한 구석에서
매일 밤

 

그 일이 일어났다

 

어린 소녀는
이 중국인에게

 

환희를 얻기 위해

 

그곳에 갔다

 

출롱의 중국인에게로

 

안녕, 엄마

 

안녕, 폴

 

이제 난 사덱의...

 

그 공포스런 집으로
돌아왔다

 

참을 수 없는 곳이다

 

죽음과 맞닿은 곳으로

 

폭력과 고통, 절망
불명예로 가득한...

 

방문을 소리나게
닫지 말랬지?

 

널 여기까지
태워다준게 누구니?

 

친구라고 했잖아요

 

빌롱에 갈 때
태워줬었는데

 

친구일뿐이에요

 

빌롱에 사는 누구지?

 

엄마는 그를 몰라요

 

최근에 파리에서 왔어요

 

부자 친구죠

 

가난할만큼 운좋은 사람이
그리 흔한가요?

 

그럼 이건...

 

이건 뭐냐고?

 

파란색 종이네요

 

기숙학교에서 온 전보다

 

화요일, 수요일에
어디서 잤니?

 

어디서 잤느냐고요?

 

기숙사는 아니고

 

밖에서 친구하고 놀았어요

 

빌롱에 있는
그 친구와 잤구요

 

이제 아셨죠?

 

매운 맛좀 보여줘요, 엄마

 

용서해주면 안돼요

 

하지만 우리 가족 특유의
건조함과 잔인함이야 말로

 

내 본성에 내재된
특성임을

 

나는 분명히 안다

 

사랑과 증오의 잔재가

 

내 살 속에
뿌리내려 있다

 

꼭 창녀같이 변했군

 

총 좀 그만 쏴!

 

난 아직도 이들 가족이고

 

이들이
나를 사방으로부터

 

가로막고 있다

 

옷도 엄마 것이고

 

신도 엄마가 사준거잖아요

 

쭉 이것만 입고 지냈어요

 

아주 싸게 샀던거잖아요
기억 안나요?

 

너 일부러 이러는거니?

 

내 기분을 알기나 해?

 

이렇게 해서 기쁘니?

 

날 못 믿겠으면
기숙학교로 보내세요

 

일년 내내 혼자
사이공에 있으라고 한건

 

내가 아니에요

 

어느 때는 아주
행복한 순간도 있었다

 

집안 대청소도

 

엄마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엄마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웃는다

 

그러면 모두가

 

이 집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햇살이 마당에 내리고

 

강을 따라 난 들판이며

 

얕은 개울, 해변...

 

반갑습니다, 부인

 

어머니세요

 

오빠 피에르

 

그리고 동생 폴이에요

 

토요일에는 매우 붐비죠

 

칵테일을 먼저
드시겠습니까?

 

탄산수 세병과
정종 한병을 줘요

 

중국이 해방되자
우린 그곳을 떠났고

 

아버지는 만주를
점령한 일본에

 

모든 땅을 팔았죠

 

집도 보석들도 다 팔고

 

남쪽으로 내려온 겁니다

 

어머니는
길에서 쓰러져서

 

더 이상 갈
기력이 없었죠

 

어머니와 형제들은
그가 내게 빠져있고

 

난 그의 돈만 좋아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그가 중국인이므로

 

내가 그를 사랑할리
없다고 말이다

 

형제들은 게걸스레 먹어대며
한마디도 안했고

 

나도 그랬다

 

가족들이 있는 곳에선
그는 연인이 아니었다

 

그가 존재하지
않는건 아니나

 

내겐 의미없는 존재였다

 

그는 용납될 수 없는
추문이자

 

수치의 원인이며
숨겨져야 할 존재였다

 

이제 어떡하지?

 

난 카스카드에 가서
한잔 마시고 싶은데

 

계산서 여깄습니다

 

카스카드에 가서
마시고 춤춰요

 

왜 그렇게 웃죠?

 

내가 당신 동생과
춤을 춰서?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
정말 더럽게 못 추는군

 

신경쓰지 말아요
저 애는 취했다니까요

 

뭐?

 

그럼 어쩌라고?

 

한번 붙어볼래?

 

조심하라고

 

너같은건
둘은 있어야 돼

 

아니, 그보다 더 하지

 

나같은건
넷은 있어야지

 

내가 얼마나
약골인지 모르시는군

 

미안해요

 

용서해요

 

용서해줘요

 

난 자식들을 못 키웠어요

 

그 값을
지금 치르는거야

 

가장 큰 벌을 받는거야

 

방금 한 일이
얼마나 되요?

 

유곽에 가면 이 일에
얼마나 내야 하죠?

 

얼마나 원해?

 

엄마가 5백 피아스타가
필요하대요

 

돈을 준비했어요

 

여기

 

교무실이 어디냐?

 

저기요

 

그 애를 자유롭게
내버려두세요

 

돌아오는 시간도
묻지 마시고

 

학교 여행에도
데려가지 마시구요

 

그 앤 제 맘대로죠
아니면 달아나고 말아요

 

저도 손들었어요

 

제 맘대로 해도
성적은 좋잖아요

 

내가 백인이었기 때문에

 

학교에선 날 받아들였다

 

백인은 소수였으므로
학교의 명성에 도움이 됐다

 

나는 그곳을 호텔처럼
삼고 생활했다

 

불어 선생님 말고는

 

아무도 내게 말을 안해요

 

당신 때문이죠

 

그건 네 생각일뿐이야

 

아뇨

 

학부모들이 난 창녀라고

 

학교에 항의했어요

 

빈민가 구석으로 가서

 

중국 남자와
놀아난다구요

 

신경쓰지 마

 

그래요, 별일 아니죠

 

어머! 쟤한테 닿았어
더러워

 

중국 남자랑 자고 그런대

 

언젠가 넌 프랑스로
돌아가겠지

 

내가 막을 순 없어

 

언제 프랑스로 갈거야?

 

학년 말쯤에요

 

하지만 확실친 않아요

 

엄마가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이 반지는
우리 어머니거야

 

받아

 

아버지께 내 감정이
너무 새롭고 강해서

 

당신을 떼어내는건

 

공포와도 같다고
말씀드렸어

 

아버지도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셔야 한다고 말야

 

이런 사랑은 너무 강해서

 

다시는 못 할거라고 했지

 

평생...

 

아버진 내게 안면도 없는

 

그 여자와
결혼하라고 했어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말야

 

원래가 그런 분이지

 

당신은요?

 

당신은
결혼하기를 원해요?

 

원하는가 아닌가는
문제가 안돼

 

아버지 없이는
난 아무것도 아냐

 

아버지는...

 

내가 백인 여자와
사는걸 보느니

 

죽는걸 보겠다고 했어

 

그분 말이 옳아요

 

그분 말대로
어쨌든 난 떠날거고...

 

난 당신을 사랑 안해요

 

바로 여기에요

 

예전에 엄마는

 

채석장을 지키기 위해
투자를 했었죠

 

엄마는 부자가 되길
바랬어요

 

아빠의 유산을 몽땅
여기다 쏟아부었죠

 

사람들은
엄마를 속였어요

 

엄마를 부자로
만들어준다고 꼬신거죠

 

항구가
모든걸 차지했고

 

엄마는
모든걸 잃었어요

 

엄마는 수년이 지나도록

 

재산을 다 날려버렸고

 

다시 되찾을 수 없다는걸
믿지 못했어요

 

엄마가 편집증을 보이자

 

사람들은 엄마가
미쳤다고 했어요

 

돈에 대해서 말하면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웠죠

 

우린 수년간
백인들을 못 봤고

 

그들은 우릴 창피해 했죠

 

엄마는
모든걸 포기하고

 

토지는 하인들에게
넘겨줬어요

 

방갈로와 가구까지요

 

난 엄마와 동생과
여기 앉아있곤 했어요

 

저쪽 산너머로

 

하늘이 변하는걸
지켜봤죠

 

추워?

 

조금요

 

그때 난 알았다

 

세월이 흐르면...

 

내가 엄마의 일생에 대해
글을 쓸 것이라고

 

토지 정리에
모든걸 빼앗기고

 

정부 관리에게
사기당한 것을

 

글로 쓰리라는 것을...

 

난 그 사막에서

 

내 인생의
미래를 본 것이다

 

그 여자 예뻐요?

 

부자지

 

그 때문에 우리 가문에서
그녀를 택한거야

 

그 여자는 금과 비취

 

다이아몬드로
뒤덮여 있지

 

나 말고 백인 여자와
자본 적 있어요?

 

그래, 파리에서

 

여기선 없어

 

왜요?

 

여기선...

 

프랑스 창녀 말고

 

백인 여자와 자는건

 

완전히 불가능해

 

내 말을 따라해봐

 

내가 돈을 주기 때문에
여기 온거라고 말해

 

당신이 돈을 주기 때문에
여기에 온거에요

 

따라해

 

오직 돈만을 생각했어요

 

돈만을...

 

당신을 배에서 만난
순간부터

 

오직 돈만을 생각했어요

 

돈만을...

 

당신을 배에서 만난
순간부터

 

넌 창녀야

 

창녀야

 

난 불쾌하지 않아요

 

정반대인걸요

 

그거 알아?

 

널 만나기 전에는

 

난 고통이란걸 몰랐어

 

널 간절히 원해

 

널 내 곁에 두고 싶어

 

하지만 내겐 힘이 없어

 

내겐 힘이라곤
전혀 없어

 

난 죽은거야

 

너를 향한 욕망도 없어

 

내 몸은 사랑하지 않는 이를
원치 않아

 

이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그저 네 얼굴이 예쁘다고

 

이걸 네게 줬다는거야?

 

왜 그가 이 다이아를 줬니?

 

부자니까요!

 

어머니의 딸은 창녀에요

 

갖다가 팔아버려!

 

난 신경도 안써

 

그 녀석과 잔게 틀림없어

 

저 애 얼굴 좀 봐요

 

저 애는 수치야!

 

- 뭐라고?
- 어떻게 좀 해요, 엄마

 

내가 중국인 남자랑?

 

아무 일도 없었어

 

손톱만큼도!

 

중국놈 냄새가 나는군

 

그 녀석과 잤지?

 

말해

 

말해

 

말하라구!

 

어서 말해, 이년아!

 

이 더러운 년!

 

어땠어? 좋았니?

 

피에르, 그만 둬

 

그만 둬!
그만 두지 못해!

 

그만 둬! 그만 두라구!

 

죽이겠어!

 

그만 둬!

 

우리 아기가
여긴 어떻게 왔지?

 

인력거를 탔어요

 

아편을 많이 피웠군요

 

이 짓밖에 할게 없으니까

 

난 더 이상
원하는게 없어

 

남은 게 없어

 

멋지지

 

우린 아예
만난 적도 없어

 

지금은 11개월 전이야

 

언제가 결혼식이에요?

 

다음주 금요일이야

 

그리고 너는

 

알렉산더 뒤마호를 타고
떠나겠지

 

날 쳐다봐

 

난 지금 너를 향한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어

 

결혼하고 난 뒤에
꼭 한번 만나요

 

기억하죠? 약속해줘요

 

그 탁자까지 팔거에요?

 

그래

 

아무것도 안가져갈거야

 

이곳의 모든 것은 끝났어

 

철제 침대만은 그립겠지

 

프랑스 침대는
너무 부드러워

 

그 모자는 뭐니?

 

몇달째 쓰고 있었잖아요

 

- 내가 사줬니?
- 그럼요

 

언젠간 원하는걸
살 수 있다고 했잖아요

 

난 잊었었구나

 

난 너와는 달랐었어

 

너처럼 공부를
쉽게 잘 하지도 못했어

 

그리고 난

 

아주 진지한 성격이었지

 

오래, 너무 오랫동안

 

그래서 기쁨을 느끼는
감정을 잃었단다

 

그는 정말
고마운 일을 해줬어

 

누가요?

 

네 중국인 친구 말야

 

오빠의 아편 빚을
갚아줬어

 

그가 여행 경비도 줬지

 

굉장한 일이야

 

하지만 부끄러웠어

 

내가 그를
잘못 평가해서

 

미안하구나

 

돈 때문에만
그를 만났니?

 

그래요

 

배는 작별을 고하는

 

고동을 울리면서

 

부두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배웅나온 이들을
남겨두고...

 

그녀는 눈물을
보이지 않고 견뎠다

 

엄마와 남동생에게
슬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무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가 거기에 있었다

 

뒷좌석에
그가 앉아있었다

 

그 차는
조심스레 숨어서

 

버려진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배에 탄 후

 

처음으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가 바라보는걸 알았고

 

그녀도 그를 바라보았다

 

이젠 그가 안보였지만

 

그 검은 차를
계속 주시했다

 

그 차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부두도...

 

육지도 멀어졌다

 

항해중인 어느날 밤

 

중앙 갑판의 큰 방에서

 

마침내 삭여왔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바람 탓은 아니었다

 

그날 밤은

 

음악이 천상의 곡조처럼

 

배 안에 퍼졌다

 

그 음악은
마치 수수께끼같은

 

신의 몸짓처럼
신비로웠다

 

그녀는 격정에 휩싸였다

 

출롱의 그 남자...
연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모래 속의 배설물처럼

 

뒤섞여버린 현실 속에서

 

알 수 없었던
그에 대한 사랑을

 

이제 찾은 것이다

 

이 순간 바다에 흐르는
음악 속에서 말이다

 

전쟁이 끝난 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몇차례의 이혼과
책의 집필이 끝났을 무렵

 

그가 아내와 함께
파리에 왔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불안해 했고
목소리는 떨렸다

 

하지만 그 떨림 속에

 

중국 억양이 담겨있었다

 

그는 그녀가
책을 쓰는 것과

 

남동생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애도를 표했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해야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예전처럼...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영원히 그녀를
사랑할 것이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를
사랑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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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그를 바라보았다

 

이젠 그가 안보였지만

 

그 검은 차를
계속 주시했다

 

그 차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부두도...

 

육지도 멀어졌다

 

항해중인 어느날 밤

 

중앙 갑판의 큰 방에서

 

마침내 삭여왔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바람 탓은 아니었다

 

그날 밤은

 

음악이 천상의 곡조처럼

 

배 안에 퍼졌다

 

그 음악은
마치 수수께끼같은

 

신의 몸짓처럼
신비로웠다

 

그녀는 격정에 휩싸였다

 

출롱의 그 남자...
연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모래 속의 배설물처럼

 

뒤섞여버린 현실 속에서

 

알 수 없었던
그에 대한 사랑을

 

이제 찾은 것이다

 

이 순간 바다에 흐르는
음악 속에서 말이다

 

전쟁이 끝난 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몇차례의 이혼과
책의 집필이 끝났을 무렵

 

그가 아내와 함께
파리에 왔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불안해 했고
목소리는 떨렸다

 

하지만 그 떨림 속에

 

중국 억양이 담겨있었다

 

그는 그녀가
책을 쓰는 것과

 

남동생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애